직제·예산·인력 등 조직 재편을 위한 두 기관의 개청준비단이 출범해 최종 정부안 마련 작업에 들어갔지만 검찰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다. 법조계에선 충분한 준비 없이 새 형사사법체계가 도입될 경우 현장 혼란과 수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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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이달 말까지 형사소송법 개정 초안 복수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막바지 검토를 진행 중으로 정부안을 확정한 뒤 6월 입법예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초안을 복수안 형태로 마련한다는 건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뚜렷한 견해차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할 경우 공소청 검사는 일정 범위에서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
반면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게 되면 검사의 권한은 ‘수사 요구’에 그쳐 사실상 수사권이 박탈된다. 수사 기능을 전제로 새 직제를 편성해야 하는 만큼 보완수사권 존폐 여부에 따라 중수청·공소청의 정원과 조직 구성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단 얘기다.
앞서 대검찰청은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단장으로 한 공소청개청준비단을 꾸렸지만 형사소송법 개정과 직접 관련 없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정비 등 인프라 작업부터 진행 중이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건물 설계도를 그리려면 먼저 입주자가 몇 명인지 알아야 하는데 기본값 자체가 없어 사실상 아무 것도 못하는 상태”라며 “정원 규모가 정해져야 중수청이든 공소청이든 청사 위치와 조직 구성, 운영 방식 등을 결정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답보 상태”라고 지적했다.
‘공소청 검사의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수사지휘권 유지’ 여부를 두고도 전문가들 사이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박용철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사경은 개별 직역의 전문가이지만 수사에 관해서는 비전문가”라며 “수사 과정의 적법성과 효율성 확보, 인권침해 사전 방지를 위해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교수는 “각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직제령 개정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특사경의 위법행위를 통제할 행정수단을 갖추는 방식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봤다.
법조계 안팎 전문가들은 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가 다음달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경우 개청 전 법안 통과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특히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당 내 강경파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 쟁점 법안 논의가 더욱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내 역학구도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형사소송법 개정 같은 민감한 입법을 신속히 처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10월 개청 시한을 그대로 밀어붙일지, 아니면 충분한 준비 기간 확보를 위해 일정 조정 가능성까지 검토할지 결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새 형사사법체계가 충분한 준비 없이 출범할 경우 현장 혼란과 수사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형사법 전문 한 변호사는 “운영 원칙과 역할 분담도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간판만 바꿔 개청하는 방식으로는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어렵다”며 “수사·기소 분리 체계가 연착륙하려면 최소 반년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찰 출신 한 변호사는 “피의자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어느 기관이 자신의 사건을 담당하는지조차 혼선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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