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말저런글] 음용을 금해?… 알리는 말은 알기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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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음용을 금해?… 알리는 말은 알기 쉽게

연합뉴스 2026-05-21 05:55:01 신고

한 약수터 안내문에서 음용을 금한다는 표현을 봤다. 수질 검사 결과, 부적합으로 판정된 시기에는 그렇게 하라는 것이었다. 음용(飮用)은 '마시는 데 씀. 또는 그런 것'이 사전의 정의다.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알리는 말이라면 알기 쉽게 써야 할 텐데, 실패 아닐까. "먹지 마세요", "마시지 마세요", "드시지 마세요" 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약수터 안내문은 그것만이 아니다.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시 장시간 채수를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약수는 뜨거나 받는다고 하는 서술어와 어울리니까 약수를 너무 오래 뜨지(받지)는 말라고 하면 되지 않았을까. 기다리는 사람이 있건 없건. 또, '약수 뜨기'라는 말을 '채수'로 쓴 모양인데, 사전에 올라 있는 채수(採水)는 "강물이나 바닷물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연구하기 위하여 서로 다른 깊이의 물을 떠올리는 일"로 정의된다. 단어 선택도 잘못됐다.

'공공언어'에 대한 우리말샘의 정의 '공공언어'에 대한 우리말샘의 정의

국립국어원 오픈사전 우리말샘 캡처

어느 제설함(除雪函. 쌓인 눈을 치우는 데 필요한 염화칼슘이나 모래 따위를 넣어 두는 곳) 겉에 붙은 안내문의 한자어 사랑도 유별나다. "제설함 내 쓰레기 투척은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안에 쓰레기 버리지 마세요" 하는 게 알기 쉽지 않나. 투척도, 자제도 애초 걸맞은 말이 아니다. '버리다', '하지 마라' 하는 게 맞다. 나아가 "버리지 마세요"는 이미 높임 표현이다. "투척을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길기만 길다. 알리는 말이라면 알기 쉬운 게 최선이다. 여느 문에서든 쉽게 만나는 말, "미세요" "당기세요"처럼.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유현경 한재영 김홍범 이정택 김성규 강현화 구본관 이병규 황화상 이진호, 『한국어 표준 문법』, 집문당, 2019

2. 국립국어원,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1(체계 편)』, 2011

3.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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