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지명된 미셸 스틸 전 연방 하원의원이 인준 청문회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을 사실상 동맹 수준으로 언급해 주목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스틸 후보자는 워싱턴DC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 주민의 고통을 언급하며 "미국과 일본, 한국 사이에 매우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통상적으로 조약에 기반한 한미·미일 관계에만 '동맹'이라는 용어가 적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3국 관계를 동맹으로 지칭한 것은 이례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단순히 한반도만이 아닌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의 안보를 위해 이러한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그는 강조했다.
청문회장에서는 미국 기업들의 한국 내 차별 문제가 집중 조명됐다. 빌 해거티 공화당 테네시주 의원이 쿠팡을 예로 들며 미국 기술 기업들이 받는 불공정 대우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자, 스틸 후보자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도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누리는 것과 같은 시장 접근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양국 정상이 합의한 공동 설명자료를 근거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과 불필요한 장벽이 없어야 한다는 점이 명시돼 있음을 그는 상기시켰다. 인준될 경우 이 원칙이 지켜지도록 철저히 챙기겠다는 의지도 덧붙였다.
농산물 분야 비관세 장벽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피트 리게츠 공화당 네브래스카주 의원은 미국산 대두의 저율관세할당 물량 축소 등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의 약속 이행을 촉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스틸 후보자는 인준 후 한국 정부 및 관계 당국자들과 직접 대화하겠다고 답변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대미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스틸 후보자 본인이 먼저 투자 재원의 출처가 불명확하다며 확인 필요성을 제기했고, 진 샤힌 민주당 뉴햄프셔주 의원 역시 구체적 용처의 투명한 공개를 상원 외교위에 요청했다. 관련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후보자는 약속했다.
500억 달러를 넘어서는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상황도 언급됐다. 자신이 대사로 부임하면 미국 수출을 한국으로 늘릴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는 포부를 그는 밝혔다.
모두발언에서 스틸 후보자는 70년 이상 지속된 한미 동맹 강화에 헌신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동북아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으로 한미 동맹이 기능해왔으며, 2만8500명의 주한미군과 미국의 확장 핵 억지력이 뒷받침하는 공동 방위 태세가 굳건하다는 점을 그는 역설했다.
다만 일부 발언에서 부정확한 내용도 있었다. 미국의 도움으로 한국 경제가 세계 6위로 성장했다고 언급했으나, 명목 GDP 기준 한국은 통상 10위권으로 분류된다. 또한 조선업 분야 1500억 달러 투자를 3500억 달러와 별도인 것처럼 말했으나, 실제로는 전체 투자 계획에 포함된 금액이다.
스틸 후보자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1955년 서울 출생으로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한 그는 부모가 북한 실향민이다.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선출 위원과 오렌지카운티 행정책임자를 거쳐 2021년부터 4년간 연방 하원의원으로 활동했다.
지난달 1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지명했으며, 외교위와 상원 본회의 인준을 통과해야 정식 부임이 가능하다. 필립 골드버그 전 대사가 작년 1월 이임한 후 1년 넘게 주한대사 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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