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마련한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성과급 제도의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설정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성과급 산정 방식뿐 아니라 지급 방식과 적용 기간까지 장기 제도화한 것으로 단기 임금협상을 넘어 향후 10년간 삼성전자 성과보상 체계의 틀을 정한 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잠정합의안에 서명하고 총파업 유보와 오는 23~28일 조합원 찬반투표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잠정합의안에는 성과급으로 OPI 1.5%와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합쳐 총 12%를 지급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은 노사가 합의해 선정한 사업성과 기준에 따라 산정하기로 했다. 기존 논의 과정에서 쟁점이 됐던 금액 상한도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 특별경영성과급은 최소 영업이익 요건을 달성할 때만 지급된다. 실적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특별성과급이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눈에 띄는 대목은 지급 방식이다. 잠정합의안은 성과급을 세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금 일시 지급이 아니라 주식 보상 방식을 택하면서 임직원 보상과 회사 중장기 가치 상승을 연동시키려는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자사주에는 매각제한기간도 붙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배분 구조도 정해졌다. 총액의 60%는 DS부문 흑자사업부에 배분하고 나머지 40%는 DS 전체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적자사업부에 대한 차등 적용은 2027년분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적자사업부 보상 문제를 놓고 노사가 막판까지 충돌했지만 당장 올해분에는 패널티를 적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접점을 찾은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안이 삼성전자 성과급 논쟁의 핵심을 '올해 얼마를 받느냐'에서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나누느냐'로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0년 유효기간과 자사주 지급 방식은 노사 모두에 부담과 책임을 동시에 남기는 장치다. 회사는 성과급 기준을 장기간 제도화하는 부담을 떠안았고 노조는 주가와 실적 변동에 따른 보상 불확실성을 함께 감수하게 됐다. 단, '10년' 기간에는 최소 영업이익 달성 시에만 특별경영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단서가 달렸다.
상생협력 관련 내용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상생협력을 위한 재원 조성 계획을 조만간 발표하고 노사 공동 프로그램도 운영하기로 했다. 총파업 우려가 협력사와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불안으로 번졌던 만큼 대외적 파장을 줄이기 위한 보완 장치로 해석된다.
노조는 잠정합의안을 조합원에게 공지한 뒤 직접·비밀투표 방식으로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합의안은 과반 참석과 과반 찬성을 얻어야 최종 가결된다. 노조는 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21일부터 예고했던 총파업을 유보하기로 했다.
이번 잠정합의는 전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결렬 이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 교섭이 재개되면서 마련됐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총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했지만 성과급 산정 기준과 자사주 지급 방식이 장기 제도로 묶인 만큼 향후 조합원 투표 과정에서 세부 내용에 대한 평가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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