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경제난 원인으로 군산복합체 '가에사' 지목…"쿠바, 가에사 지배받아"
美법무부, 쿠바 막후실세 라울 카스트로 기소 방침…대쿠바 압박 강화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쿠바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미국은 쿠바 국민들이 겪는 현재의 위기를 완화하고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쿠바 독립기념일을 맞아 낸 5분 분량의 영상 메시지를 통해 쿠바 국민들을 향해 "여러분이 하루 22시간 전기가 없는 상태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는 미국의 석유 '봉쇄'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이 전기, 연료, 식량을 구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는 여러분의 나라를 장악한 자들이 수십억 달러를 착취했지만, 그 어떤 것도 국민을 돕는 데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쿠바의 경제난 원인으로 쿠바의 막후 실세인 라울 카스트로 전 공산당 총서기가 30년 전 설립한 군산복합 국영기업 가에사(GAESA)를 지목하며 "쿠바는 가에사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에사는 소수의 엘리트만을 위해 사업에서 얻은 이익을 독차지하는 '국가 내 국가'"라며 "소위 '정부'가 하는 유일한 역할은 여러분에게 계속된 '희생'을 강요하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을 탄압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쿠바 간의 새로운 관계를 제안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가에사가 아닌 쿠바 국민과 직접 맺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쿠바에 1억 달러(약 1천500억원)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할 의향이 있으며 이는 가톨릭교회나 신뢰할 수 있는 자선 단체를 통해 쿠바 국민에게 직접 배분돼야 한다고 루비오 장관은 설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와 함께 경제 활동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쿠바를 미래 모델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우리 국민과 양국 간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재 더 나은 미래를 가로막고 있는 유일한 장애물은 바로 여러분의 나라를 장악한 자들뿐"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날 메시지는 쿠바의 현재 위기가 미국의 제재보다는 쿠바 지도부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쿠바 국민들에게 직접 변화를 호소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정권과 국민을 분리함으로써 쿠바 주민들에 대한 미국의 우호적 메시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쿠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루비오 장관은 해당 메시지를 스페인어로 직접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 법무부는 라울 카스트로 전 총서기에 대한 기소장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은 보도했다.
카스트로 전 총서기는 1996년 쿠바 망명 단체가 운용하던 항공기들을 격추하도록 쿠바군에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쿠바 정권의 막후 실세로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는 카스트로 전 총서기를 기소함으로써 쿠바 지도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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