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축구에 관심 많아 보여”… 리유일 감독이 본 수원의 응원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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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축구에 관심 많아 보여”… 리유일 감독이 본 수원의 응원 열기

한스경제 2026-05-20 22:13: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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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의 리유일 감독. /류정호 기자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의 리유일 감독. /류정호 기자

| 수원=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주민들이 축구에 관심이 많아 보인다.”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의 리유일 감독은 수원종합운동장에 울려 퍼진 응원 열기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내고향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에서 수원FC 위민에 2-1로 역전승했다. 내고향은 23일 같은 장소에서 도쿄 베르디 벨레자(일본)와 우승을 다툰다. 도쿄 베르디는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멜버른 시티(호주)를 3-1로 꺾었다. 이날 공식 관중 수는 5763명이었다.

리유일 감독의 발언은 이날 경기장 분위기와 맞닿아 있었다.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 공동응원단’이라는 이름의 응원단이 자리했지만, 실제 응원은 내고향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등 200여 개 단체는 지난 14일 약 3000명 규모의 ‘2025-2026 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 결성을 발표했다. 통일부도 남북 상호 이해 증진을 명분으로 남북협력기금 지원 방침을 밝혔다.

내고향여자축구단. /연합뉴스
내고향여자축구단. /연합뉴스

그러나 경기 당일 현장의 응원은 한쪽으로 쏠렸다. 공동응원단은 경기 전 수원종합운동장 외벽에서 북과 꽹과리, 풍선봉 등을 앞세워 거리 행진을 벌였다. 경기장 안에서는 E석에 자리해 수원FC 위민 선수단 입장 때는 비교적 조용했던 반면, 내고향 선수들이 들어서자 큰 환호를 보냈다. 경기 중에도 주로 “내고향”을 연호했다. S석에서 수원FC 서포터즈 ‘포트리스’가 홈팀 응원을 이어간 것과 대비됐다.

현수막에서도 온도 차가 보였다. ‘조선 내고향 여자축구단 방문을 환영합니다’, ‘내고향여자축구단 반갑습니다’ 등 내고향 환영 문구가 눈에 띈 반면, 수원FC 위민을 응원하는 문구는 상대적으로 작았다. 공동응원단은 “승패를 떠나 페어플레이와 평화가 구현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내고향 응원에 무게가 실렸다.

이에 대해 리유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기가 격렬했다. 감독으로서 경기에만 집중했다”며 “크게 의식은 잘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느낀다면 주민들이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고향의 출발은 쉽지 않았다. 전반에는 수원FC 위민의 공세에 밀렸다. 전반 5분 김경영의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고, 이후 뚜렷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수원FC 위민은 지소연을 중심으로 주도권을 잡았고, 전반에만 10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내고향여자축구단. /연합뉴스
내고향여자축구단. /연합뉴스

후반 초반에도 내고향은 흔들렸다. 후반 4분 하루히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내고향은 곧바로 반격했다. 후반 10분 최금옥이 프리킥 상황에서 헤더로 동점골을 넣었고, 후반 20분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김경영이 다시 헤더로 골망을 흔들어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내고향은 수원FC 위민의 공세를 끈질기게 막았다. 후반 30분 페널티킥을 내줬지만, 키커로 나선 지소연의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위기를 넘겼다.

리유일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감독으로서 무엇보다 좋게 본 것은 모든 선수들이 비가 많이 오고 상대 경기장에서 뛰는 조건에서도 높은 정신력을 발휘했다는 점”이라며 “팀 전술을 살리기 위해 잘 운영했다”고 돌아봤다.

보완점도 짚었다. 리유일 감독은 “모두가 알겠지만 첫 경기는 항상 어렵다. 전술적으로 보면 공격과 방어에서 문제점도 많다”며 “남은 기간 그런 훈련을 강화해서 결승전에서는 더 훌륭한 경기를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상대 수원FC 위민에 대해서는 존중을 보였다. 리유일 감독은 “4강전에 오른 팀은 누구나 일등을 노리는 강한 승부욕을 가진 팀”이라며 “수원FC 위민 선수들은 풍부한 경험과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 팀은 경험이 적고 나이도 어리다. 결승전에 간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도약했으면 한다”며 “그런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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