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석상에서 이 대통령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박에 탑승한 한국인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강제 억류된 사안을 두고 강도 높은 문제 제기가 이어진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서 해당 조치를 "비인도적이고 도가 지나치다"고 직접 비판했다.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의 중동 정세 보고가 끝나자 이 대통령은 별도 설명을 요청하며 본격적인 질의에 나섰다. "나포의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는 물음을 시작으로 "가자지구가 이스라엘 영토인가, 주권 침해 행위가 있었느냐"고 연달아 추궁했다. 위성락 안보실장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통제 상황을 설명했으나, "영해가 아니지 않느냐"는 재차 반문이 돌아왔다.
인도적 목적의 제3국 선박을 나포하고 승선자를 감금한 행위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날선 지적이 쏟아졌다. "교전 상황이라고 해서 제3국 선박을 함부로 억류해도 되는 것이냐"며 "기본적 상식과 법의 문제"라고 일갈한 것이다. 추가 검토 후 보고하겠다는 답변에도 "원칙대로 대응하라, 인내가 한계에 달했다"고 못 박았다.
더 나아가 가자전쟁 자체에 대해서도 "국제법상 불법 침략 아니냐"는 견해를 내비쳤다. 위 실장이 하마스의 선제공격으로 약 2천 명이 희생된 배경을 언급하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으나, 대통령의 비판 기조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한 ICC 체포영장 문제도 수면 위로 올랐다. 2024년 5월 ICC 검찰이 전쟁범죄 혐의로 청구한 영장은 예심재판부 승인을 거쳐 발부된 상태다. 로마 규정 가입국인 한국은 원칙적으로 네타냐후 총리 입국 시 영장을 집행할 의무를 진다.
이 대통령은 "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 아니냐"고 확인한 뒤 "전쟁 범죄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유럽 다수 국가들이 자국 방문 시 체포 방침을 밝힌 점을 거론하며 "우리도 판단해 보자"고 지시했고, 위 실장은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청와대 측은 이번 발언의 맥락을 해명했다. 나포 및 체포의 적법성 확인 과정에서 나온 것이며, 국제인도법 준수와 자국민 보호의 중요성을 환기하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ICC 관련 언급 역시 국제사회 공론화된 쟁점에 대한 상황 파악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자국민 억류를 문제 삼는 과정에서 ICC 영장 집행 가능성까지 언급된 만큼, 이스라엘의 반응에 따라 양국 관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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