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STN을 만나다.] 류승우 기자┃T1이 풀세트 접전 끝에 키움 DRX를 제압하고 레전드 그룹 진출을 확정했다. T1은 3세트에서 교전을 강요하기보다 ‘운영의 미학’을 앞세워 상대를 서서히 압박했고, 결국 27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시즌 11승 고지를 밟았다. 패한 키움 DRX 역시 라이즈 그룹 조기 확정을 피하며 마지막 희망을 이어갔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법… T1, 운영으로 키움 숨통 조였다
20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2026 LCK 정규시즌’ 2라운드 1경기 3세트. 블루 진영 키움 DRX는 요릭-신짜오-카시오페아-칼리스타-레오나 조합을 꺼냈고, 레드 진영 T1은 제이스-트런들-오리아나-직스-파이크 조합으로 맞섰다.
밴픽 단계부터 색깔은 분명했다. 키움 DRX는 정면 한타와 강한 압박에 무게를 실었고, T1은 포킹과 변수 창출, 운영 중심의 구도를 택했다. 특히 케리아의 파이크와 직스 조합은 시간이 흐를수록 키움 DRX를 숨 막히게 만들었다.
초반만 해도 큰 격차는 없었다. 그러나 전령 타이밍 교전에서 T1이 대승을 거두며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후 T1은 굳이 정면 승부를 받아주지 않았다. 트런들의 기둥과 직스의 폭탄으로 공간을 지배했고, 파이크 로밍까지 더해지며 키움 DRX는 계속 인원 배치가 흔들렸다.
킬보다 더 무서웠던 건 ‘손해 누적’이었다. 라인을 비우고 움직일 때마다 CS와 포탑 체력이 빠졌고, 오브젝트 시야를 확인하려 할 때마다 체력과 소환사 주문이 깎였다. T1은 한 번에 게임을 끝내려 하지 않았다. 대신 200골드, 300골드씩 차이를 벌리며 상대를 천천히 말려 죽였다.
꽝 한타 안 해준다… 직스·트런들 조합 완벽 활용
키움 DRX는 여러 차례 승부수를 던졌다. 레오나가 과감하게 진입하며 한타 개시를 시도했고, 카시오페아와 칼리스타 역시 화력을 집중했다. 하지만 T1은 끝내 원하는 구도를 허락하지 않았다.
거리 유지에 능한 직스와 오리아나, 그리고 진입을 차단하는 트런들의 기둥이 계속해서 전장을 갈라놓았다. 키움 DRX 입장에선 “한 번 제대로 물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질 수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조급한 진입이 반복되며 손해만 누적됐다.
결국 경기 양상은 ‘MOBA’보다 ‘슈팅 게임’에 가까웠다. T1은 계속 뒤로 빠지며 폭탄과 포킹 스킬을 퍼부었고, 키움 DRX는 앞으로 걸어오는 동안 체력이 먼저 녹아내렸다.
20분 시점 골드 차는 이미 5000 이상 벌어졌다. 키움 DRX가 세 번째 드래곤을 가져갔지만 분위기를 바꾸진 못했다. 이어진 바론 앞 교전에서 T1은 에이스를 띄우며 격차를 1만 골드까지 벌렸다.
T1은 곧바로 바론을 치지 않았다. 상대를 다시 끌어들인 뒤 추가 4킬을 만들고 나서야 오브젝트를 챙겼다. 마지막까지 냉정했다. 바론 버프와 함께 다시 한 번 에이스를 만들어낸 T1은 27분 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경기를 끝냈다.
페이커 “2세트는 초반이 문제… 3세트는 탑·미드 투자가 적중”
POM으로 선정된 이상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레전드 그룹을 확정하고 승리까지 거둘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2세트 패배에 대해선 “초반이 너무 불리해진 게 컸다. 그 부분을 피드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T1은 3세트에서 초반부터 탑과 미드에 힘을 실으며 주도권을 가져갔고, 이를 운영으로 연결해 완승을 만들어냈다.
페이커는 3세트 운영의 핵심에 대해 “탑·미드 쪽 투자들이 잘 먹혀들어간 경기였다”고 짧고 담백하게 정리했다.
1세트 애니비아 활용법을 묻는 질문에는 특유의 무심한 답변도 나왔다. 그는 “특별한 건 없고 벽을 적재적소에 잘 깔면 된다”며 웃었다.
또 펜타킬 상황에서 동료들이 킬을 양보한 장면에 대해선 “원래 양보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늘 보니까 펜타킬이 쉽게 나오는 건가 싶어서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T1은 이날 승리로 5연승과 함께 시즌 11승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음 상대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OK저축은행 브리온이다. 페이커는 “쉽게 볼 상대는 아니다. 어떤 팀을 만나든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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