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힘-2' 사업은 언급 안돼…크렘린궁 "전반적 합의"
"양국 거래, 루블화·위안화로 이뤄지고 있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한 것에 만족감을 표하며 에너지 공급 협력 지속 등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타스, AF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약 3시간에 걸쳐 회담하고 문서 서명식에 참석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과 국제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대화가 "따뜻하고 우호적이며 건설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며 "서명된 공동협력에는 양국 협력의 우선적 분야가 명시됐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중국에 석유, 천연가스, 석탄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 중 하나이며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이런 모든 연료를 안정적으로, 중단 없이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협력은 양국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만 앞서 크렘린궁이 이날 회담에서 다뤄질 사안으로 꼽았던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와 관련해서 두 정상은 이날 별도의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오늘 회담에서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프로젝트와 관련한 전반적인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으며, 여기에는 노선과 건설 방식이 포함된다"고 취재진에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프로젝트 일정에 대해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면서도 "세부적 사항을 조율해야 하지만 전반적 합의가 이미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시베리아의 힘-2'는 러시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가스를 보내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다.
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이뤄지는 결제를 자국 통화로 전환하는 노력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사실상 모든 러시아·중국의 수출입 거래가 루블화와 위안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외부 영향과 세계 시장의 부정적 추세에서 보호되는 안정적인 상호 무역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교역 파트너"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국제법 수호에 있어서 연대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대외정책을 고수하고 있고, 긴밀한 전략적 협력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 중요한 안정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평화와 보편적 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며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등을 통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신개발은행(NDB) 등 다자기구에서 우리의 입장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겠다"며 "더 큰 유라시아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 내 통합적인 과정의 조화를 촉진하겠다"라고도 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26년 전인 2000년 당시 러시아 대통령으로서 중국을 처음 공식 방문했을 때 베이징의 한 공원에서 만났던 펑파이(36) 씨와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에서 재회하기도 했다.
당시 소년이었던 펑씨는 이 만남을 계기로 러시아에 있는 모스크바 자동차·도로건설국가기술대학(MADI)에서 유학했으며, 현재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펑씨는 푸틴 대통령에게 도자기 세트를 선물했다.
푸틴 대통령은 펑씨에게 "러시아와 중국은 누구와도 적대적 관계에 있지 않으며, 누구와 싸우고 있지도 않다"며 "오직 우리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싸울 뿐"이라고 언급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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