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지원금의 ‘양날의 검’···3조원 호재 속 ‘인플레’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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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지원금의 ‘양날의 검’···3조원 호재 속 ‘인플레’ 경고등

이뉴스투데이 2026-05-20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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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주도권을 잡기 위한 편의점 업계의 영역 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사진=연합뉴스]
물가 주도권을 잡기 위한 편의점 업계의 영역 전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경진 기자] 고물가·고유가 지속으로 소비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불황형 소비’ 시대가 찾아옴과 동시에 물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오프라인 업계의 영역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3조원에 달하는 고유가 지원금이 시장에 풀리면서 업계 전반에 걸친 맞춤형 프로모션과 단기적인 매출 반등 등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돌고 있지만,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직면하게 될 사후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수면 위로 떠오르며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20일 행정안전부에 의하면 고유가 지원금 1·2차 신청 기간 중 총 1319만1343명이 신청을 접수, 36.7%의 신청률을 기록했다. 현재 약 3조739억원이 지급됐으며 1차 대상자는 총 300만5000명이 신청해 1조7067억원, 2차 대상자는 총 1018만6000명으로 1조3671억원을 지급했다.

오프라인 현장에서는 지원금 지급 이후 실질적인 소비 진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편의점업계는 이번 2차 고유가 지원금 지급을 즉각적인 실적 반등의 기회로 보고 반기는 분위기다. GS25에서 지난 18일부터 진행된 마케팅 행사에서 신선식품과 간편식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가장 압도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분야는 농축수산 부문이다. 채소가공 품목은 18일 545.8%, 19일 667.1%라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유지하며 605.9%라는 매출을 달성했다. 

2차 고유가 지원금 지급 이후 GS25 편의점 매출 현황.  [그래픽=이경진 기자]
2차 고유가 지원금 지급 이후 GS25 편의점 매출 현황.  [그래픽=이경진 기자]

배달업계의 경우 고유가 지원금 지급일에 맞춰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영업시간을 확대하는 전략을 전개했다. 쿠팡이츠는 카테고리를 늘리는 동시에 전국 주요 광역시를 대상으로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본격 도입했다.

새벽 3시까지 배달 서비스를 운영했던 기존의 운영시간에서 벗어나 24시간 체제로 전환하며 쿠팡이츠는 다시 한 번 플랫폼 경쟁력 높이기에 나섰다. 최근 야간 생활 패턴이 다양화되면서 심야 시간대 배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자 그에 맞춰 고객 편의성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과거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오프라인 업권이 특수를 누렸던 전적이 있는 만큼 이번 고유가 지원금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원금 특수를 노린 무리한 고가 상품 유도보다는 소비자들이 니즈에 맞춰 내실 있는 프로모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편의점 업계는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두부·콩나물·우유 등 필수 소비재, 배달 업계는 심야 시간대 배달 수요 증가에 맞춰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유통 업권 관계자는 “영세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가맹 사업인 만큼 당장 현장에서 체감되는 소비 진작 효과와 매출 증대 등 긍정적인 영향에 집중하고 있다”라며 “차별화된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고객 생활 전반을 연결하는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지원금 특수’가 끝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사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연합뉴스]
학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지원금 특수’가 끝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사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진=연합뉴스]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2차 고유가 지원금이 본격적으로 풀림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단기적인 소비 진작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학계와 일부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지원금 특수’가 끝난 이후 유통업계가 직면하게 될 사후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리스크는 급격한 매출 변동성이다.

전문가들은 지원금 효과로 인해 단기간에 급증했던 매출이 지급 종료와 동시에 오프라인 유통 업계내에서 급격하게 냉각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지원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음 지원금이 나올 때까지 지출을 줄이고 버티자’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내수 시장이 장기적인 침체에 빠지는 결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 유입에 따른 인플레이션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대규모 정책 자금이 시장에 풀리면 외식물가와 생필품 가격을 전반적으로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되는데, 문제는 필수재 가격이 한 번 상승하면 쉽게 내려오지 않는 가격 경직성을 띤다는 점이다. 지원금 소멸 이후 서민 가계의 실질 소비력을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남을 수 있다.

현장 가맹점주들이 겪을 경영 혼선 역시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힌다. 대다수 점주는 매출 추이를 바탕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발주를 진행하는데, 최근 급격한 기온 상승 등 계절적 요인과 지원금 효과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정확한 수요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어떤 요인에 의한 착시 효과인지를 명확히 가늠하지 못할 경우 현장의 재고 관리 혼란과 경영 리스크로 직결되기도 한다.

다만 지원금 종료 이후 발생할 문제점에 대해서는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배달 플랫폼이 자사 배달을 유도해 영세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배달 앱에 자사배달(선결제)로 돈을 묶어둘 가능성은 다소 희박하다고 판단한다. 선결제를 통해 적립금을 확보하는 방식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금이 묶이는 개념이기에 심리적 허들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지원금의 특성상 당장 필요한 물품이나 평소 사지 못했던 것을 구매하려는 소비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므로 배달 앱에 선결제로 미리 큰돈을 결제해 두는 행위는 일반적인 소비 패턴으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기도하다.

편의점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과도한 발주를 유도하거나 마케팅 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공정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나,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정부 당국의 불공정 거래 행위 규제와 모니터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대해 다소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한편 정책 효과가 끝난 뒤 급격한 소비 절벽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민·관이 협력해 선제적인 방안을 구축해야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가맹 본사의 경우 전체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금의 실질적인 유입 효과를 정밀하게 분석해 점주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대응이 필요하다. 단순히 기존 상품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 중심의 위험 관리 전략을 가맹점에 이식해 현장의 혼란을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부 차원의 사후 관리 방안과 관련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시장에 풀린 만큼 지원금 종료 이후에도 전체적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급 종료 시점에 맞춰 서민 경제와 밀접한 필수재를 중심으로 확실한 물가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는 방식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기 특수가 끝난 뒤의 혼란을 막으려면 가맹본부가 선제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예컨대 1인 가구가 밀집한 지역에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지원금 맞춤형 상품 꾸러미’나 묶음 세일 전략을 제안하는 등 본사가 확보한 상권 데이터 기반의 위험 관리 전략을 점주들에게 즉각 이식해 줘야 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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