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자회사인 하나은행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확보하며 비금융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동시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적정성과 이중레버리지비율 관리, 혹은 예상치 못한 충격 등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은 투자, 지주사는 관리에 집중하면서 '밸류업' 기조에도 상당 부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1일 27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희망금리밴드는 4.20~4.80% 고정금리로 제시했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모집된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쓰인다. 이를 통해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각각 0.09%포인트 (2700억원 기준) 개선될 전망이다. 대표주관 업무는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인수단에는 교보증권, 한양증권, 하나증권 등이 포함됐다.
신종자본증권은 부채 형태지만 자본으로 인정되는 자본성증권 중 하나다. 후순위채와 비교되지만 후순위채는 ‘보완적 자본’ 성격이 강한 반면, 신종자본증권은 기타 자기자본 성격을 갖고 있어 인수합병(M&A) 등 외형 확장 수단으로도 쓰인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3.6%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금융회사가 자회사에 출자한 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이다. 100%가 넘으면 자기자본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했다는 의미다.
경쟁 금융지주사들은 120% 미만을 기록하고 있어 하나금융지주는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권고 기준이 130%인 것은 물론 높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신용등급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성장 위한 두나무 인수…지주 리스크 대응
지난 14일 하나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6.55%)를 1조33억원에 현금 취득하기로 결의했다. 전략적 지분 확보를 통한 경쟁력 강화 취지로 하나은행은 두나무 4대 주주 지위에 올라선다.
상장사이자 그룹 지주사인 하나금융지주가 인수에 직접 나설 수도 있지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지주사가 직접 대규모 지분을 인수하면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해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하락 압력을 받는다. 이는 밸류업의 핵심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확대 등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반면, 하나은행은 풍부한 자금을 활용(총자본비율 17.35%)하는 동시에 지주사 차원 연결 자본 규제 부담을 분산한다. ‘은행은 투자, 지주는 자본관리’라는 분업화된 재무 전략인 셈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는 최근 하나증권, 하나생명보험, 하나손해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들에 대한 적극적인 유상증자와 자본확충을 지속했다.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단순한 자본확충과 재무비율 관리를 넘어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한 복잡한 셈법이다.
모호한 금리 메리트…채권투자자 반응 주목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없는 ‘영구채’지만 발행 후 5년이 경과한 시기부터 발행사가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원금을 상환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따라서 신종자본증권은 통상 회사채 5년물 금리와 비교된다.
하나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은 AA-다. AA- 회사채 등급 5년물 민평금리는 현재 시장에서 약 4.55%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투자자에게 금리 메리트가 높아지는 격이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를 꺼릴 수도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지주가 여타 금융지주 대비 재무비율 등에서 불리하지만 지주 자체 펀더멘탈이 강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안정적 사업구조와 고금리 환경을 고려하면 수요는 충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자본확충과 함께 지분구조 등 변화 등과 연결돼 있다”며 “지주 입장에서는 ‘밸류업’을 위한 재원 마련, 은행의 두나무 지분 인수에 따른 리스크 관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가 단기내 가파르게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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