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동아닷컴과 만난 박 감독은 ‘21세기 대군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 감독은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드라마를 보며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했는데, 많은 분들에게 안 좋은 상황을 만들게 돼 정말 죄송하다. 저와 함께한 많은 분들과, 드라마를 애정하며 봐주신 시청자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드라마를 책임지고 만든 사람으로서,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생긴 문제에 대해 직접 말씀드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천세’, ‘구류면류관’ 등 역사 왜곡 논란에 휘말렸지만 13.8%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박 감독은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연락을 받았다.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친구가 ‘감독님 드라마를 보면서 설렘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 적도 있다. 저희 드라마를 재밌게 봐주신 분들이 꽤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시청률도 잘 나오고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제작진의 실수로 마지막까지 즐거움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편집 과정에서 문제를 잡아내지 못했느냐는 질문에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순정만화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님이 왕실과 평민의 로맨스를 통해 순정만화 같은 설렘을 주고자 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조선왕조가 남아 있는 설정이라는 생각으로 이 드라마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왕실 로맨스라는 설정 안에서, 우리 민족의 아픈 기억인 일제강점기가 없었다면 조금 더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러다 보니 자문 역시 조선왕조에 맞춰져 있었다”며 “자주적인 우리나라 현실과 판타지는 다른데, 제가 그 부분을 선택하고 표현했어야 했는데 놓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왜 이걸 놓쳤느냐고 하시는데, 저 역시 그때는 강박 같은 게 있었다. ‘그 시절 이런 행사가 있었지’라는 생각 안에 갇혀 있었다. 그런 부분을 챙기면서 충분히 고려해 표현했어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아무도 몰랐다는 사실이 저도 부끄럽고 죄송하다. 지금의 시청자들이 현실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설정과 표현을 반영했어야 했는데, 제가 조선이라는 이미지에만 갇혀 있었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박 감독은 인터뷰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드라마를 하면서 늘 시청자분들이 즐거워해 주시는 게 좋았다. 누군가는 ‘감독님, 이제는 코믹 말고 다른 형태의 드라마를 해보시는 건 어떠냐’고 하셨지만, 코믹으로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게 좋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시청자분이 올린 SNS 영상을 봤는데, 한 어르신께서 무도회 장면을 보시며 흐뭇해하시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영상에서 왜 그렇게 재밌냐고 묻자 ‘감동적이잖아’라고 하시더라. 너무 흐뭇해하시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분 표정이 계속 생각났다”며 “그분이 끝까지 감동과 유쾌함, 힐링을 느끼셨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 스스로 미웠다. 그래서 눈물이 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은 고작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남자의 운명 개척 신분 타파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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