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MBK)와 채권단 간 책임 공방도 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리츠금융그룹이 신규 운영자금 지원 조건으로 MBK 측의 지급보증을 요구했지만, MBK가 이를 거부하면서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은 홈플러스 측에 약 1천억원 규모의 초단기 운영자금(브릿지론) 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조기상환 ▲기존 DIP(긴급운영자금) 대출 수준의 금리 적용 ▲MBK 및 경영진 연대보증 등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조기상환 조건은 수용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MBK와 경영진 연대보증 요구에는 부담을 나타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이미 다른 운영자금 조달 과정에서 연대보증을 제공한 상황”이라며 이를 대신해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 질권 설정 등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메리츠금융 측은 신규 자금 지원에 앞서 최대주주의 책임 있는 보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17일 “추가 자금 지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배임 등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MBK 측에 보증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미 홈플러스에 약 1조2천억원 규모 자금을 빌려준 메리츠금융 입장에서는 추가 대출을 위해 담보나 지급보증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홈플러스의 자금난이 심화되며 일부 점포 휴업과 임직원 급여 지급 차질 우려까지 불거진 상황에서, 신규 운영자금 지원은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MBK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기준 지난해 말 MBK 운용자산은 17조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MBK가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나 보다 적극적인 자구책 마련 대신 신규 대출 보증에도 부정적 태도를 보이면서 홈플러스 회생 가능성을 스스로 낮추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결국 홈플러스 정상화 여부가 MBK의 추가 자금 지원 의지와 책임 있는 결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기존 대출 회수 불확실성에 더해 추가 지원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도 MBK 책임론에 가세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과 자금조달 계획 모두 실효성이 부족하다”며 “MBK가 부담하기로 한 자금 규모 역시 실제 필요한 유동성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익스프레스 매각은 회생절차에 따라 진행된 거래”라며 “단순 자산 회수 목적이 아니라 부채 승계 조건 등을 감안한 거래였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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