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노조 측에 안전·보안 관련 인력의 정상 출근 협조를 요청했다. 법원이 파업 기간에도 반도체 생산라인의 안전보호시설과 제품 변질 방지 업무는 평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 '법원 가처분 결정에 따른 협조 당부' 공문을 보냈다. 회사는 공문에서 쟁의행위 기간 중 안전업무와 보안작업이 평상시와 동일한 인력 수준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일 단위 근무표를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근무표에 따라 대상자들에게 개별 출근 안내를 할 예정이라며 노조에도 해당 조합원들이 정상 출근할 수 있도록 안내해 달라고 요청했다. 회사 측이 산정한 필요 인력은 총 7087명으로 안전업무 2396명과 보안작업 4691명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총파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와 생산 차질을 막기 위해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수원지법은 지난 18일 반도체 생산라인 내 안전보호시설 유지와 웨이퍼 등 제품 변질 방지를 위한 업무는 평시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며 회사 측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
다만 현장에서는 반발도 커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회사가 파업 참여를 막기 위해 '강제출근'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홈페이지와 내부 게시판에는 특정 부서에서 개인 면담을 통해 출근을 요구받고 있다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조합원은 노조에 강제출근 대응 지침을 요구하며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전삼노는 같은 날 조합원들에게 법원 결정 대상자가 파업에 참여해 업무가 중단될 경우 회사가 징계나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근무표에 포함된 조합원은 정상 근무하되 근무 시간 외에는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노조는 동시에 현장에서 실제 수행하는 업무가 안전보호시설 유지와 설비·웨이퍼 변질 방지 등 필수 업무에 한정되는지 기록해 달라고 조합원들에게 요청했다. 회사가 법원 결정을 넘어 파업 동력을 약화시키는 방식으로 출근 지시를 활용하는지 따져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파업 전날부터 필수 인력 출근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이 본격화하면서 21일 총파업 초기 현장 혼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사후조정 결렬 이후에도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안전·보안 인력 운영을 둘러싼 충돌은 파업 국면의 첫 쟁점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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