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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대형 종합슈퍼 이토요카도는 이날 오전 개최한 반찬 전략 발표회에서 포장에 쓰이는 플라스틱 뚜껑을 랩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 이달 말부터 도쿄도 내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용기와 포장을 바꿔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조개·오징어 회, 깐새우 등 약 10개 품목에 적용하고, 앞으로 참치 회로 확대한다.
반찬 매장 판매 방식도 손본다. 그동안 5개들이 꼬치구이 등을 투명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팔았으나, 이달 말부터는 낱개 판매를 시작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개수만큼 직접 골라 기름이 잘 배지 않는 종이 포장에 담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가장 먼저 체감한 변화는 ‘흑백 포장’이다. 앞서 일본 대표 제과업체 가루비는 인쇄용 잉크 조달이 불안정해지자 ‘포테이토칩 우스시오맛’, ‘갓파에비센’ 등 주력 14개 제품의 포장을 컬러에서 흑백 2색으로 바꿨다. 뒤이어 타이코식품공업도 다음 달부터 유부 포장을 흑백으로 전환하고, 카고메도 토마토케첩 일부 제품의 포장 디자인을 단순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소매 현장으로도 흐름이 번지고 있다. 패밀리마트는 자체브랜드(PB) ‘파미마루’의 샌드위치 등에 인쇄하는 브랜드 로고를 올 여름부터 흑백으로 바꾸기로 했다. 도시락 용기도 김 도시락, 치킨 난반 도시락 등의 배치를 동일하게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최대 유통기업 이온은 PB 상품에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포장재로 전환하고 있다. 저가 상품 ‘게맛살 플레이크’는 트레이 포장을 없애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43% 줄였다. 다만 판매가는 192엔으로 기존 그대로 유지했다.
마루에쓰 등을 거느린 USMH는 식용유·즉석면·과자 등에서 할인 행사 대상 상품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사재기로 판매를 이어가지 못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다.
포장재 부족은 일부 상품의 판매 중단 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국 소매점에 푸딩을 공급하는 한 중견 식품업체 관계자는 닛케이에 “다음달 초부터 푸딩 플라스틱 용기를 납품받을 수 있을지 정해지지 않았다. 공급이 끊기면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중견 음료업체는 용기에 제품명조차 찍지 못해 유산균 음료 15종의 포장 인쇄를 아예 중단키로 했다.
용기·잉크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식품 용기 대형업체 에프피코는 내달 1일 출하분부터 모든 제품 가격을 20% 이상 올린다고 발표했다. 미쓰비시케미컬은 식품 포장용 필름을, 잉크업체들도 잉크 가격을 20~30%대 인상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나프타 조달 가격이 평소의 약 2배로 뛴 데 따른 것이다.
충격은 식품을 넘어 생활필수품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생활용품 대기업 카오는 9월 이후 생리용품·종이기저귀 가격 인상을 소매업체들과 협의 중이며, 제지업체 다이오제지는 8월 납품분부터 관련 제품 가격을 15% 이상 올리기로 했다. 제국데이터뱅크는 중동 문제에 따른 나프타 부족으로 6월에도 식료품 가격 인상 러시가 다시금 불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프타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며 소매업계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한층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 업체들은 대응할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 중소 슈퍼마켓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포장재를 사재기하는 움직임도 있는 듯한데, 우리는 전용 창고가 없어 재고를 넉넉히 확보하기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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