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나무호 피격 사건을 두고 야당인 국민의힘 일부에서 보복 조치를 거론하고 있는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은 상선에 대한 피격이 전쟁을 시작할 요건이 되지는 않는다며 군사적 대응에 선을 그었다.
2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조현 장관은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정부가 1차 조사 결과 발표에 30일이 걸렸고 이번 나무호의 경우 그보다 훨씬 짧은 6일만에 1차 조사 결과 발표가 이뤄졌음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정부가 무엇인가 숨기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김준형 의원의 지적에 "천안함과 단순 비교는 좀..."이라며 말을 흐렸다.
그는 "천안함과 비교해서 한 가지 드릴 수 있는 말씀은 국제법상 군함의 경우 피격을 받으면 개전의 요건이 된다. 다만 이번에 (공격을 받은) 39척이 모두 상선이라서 국제법상 이것(상선 피격)은 개전의 요건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상선이라도 공격이 심각하고 지속성이 있으면 이것도 개전 요건이 될 수 있다는 국민의힘 김건 의원 지적에 조 장관은 “군함의 경우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 것이지 이게(상선 피격이 요건이) 아니라고 말씀드린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즉 김 의원의 말대로 상선에 대한 공격이 지속될 경우에는 개전의 요건이 될 수 있지만, 이번과 같은 일회성 공격의 경우 나무호가 군함이 아니기 때문에 개전 요건은 안된다는 설명으로 보인다.
앞서 11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 국민을 공격하면 반드시 응분의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어영부영 넘어가면 안보 실패일뿐 아니라 주권 국가로서 자격 상실"이라며 "응분의 대가를 돌려주길 바란다"며 보복을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저희들이 공격을 받은 다른 국가들이 발표한 성명을 모두 모아서 분석해 본 결과 이란을 지목하고 이에 대한 배상 요구를 한다거나 규탄하는 것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 "정확히 (공격 주체를) 밝힐 수 없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어쩌면 인질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라며 이란에 강경한 대응을 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국민 안전, 즉 아직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 있는 선박과 이란에 체류하고 있는 국민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이란에 남아있는 선박을 빼내기 위해 이란에 대한 적대적 대응보다 외교적 대응에 더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 장관은 공격 주체가 확정될 경우 "그에 따른 응당한 외교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에서도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이 능사가 아니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나무호가 피격됐으니) 곧장 전쟁을 하자는 이런 뉘앙스로 오해하실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의 안전과 기업의 재산권 보호, 현재 억류된 다른 선박들 및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양국 간 여러 외교적·경제적 관계를 고민하고 있지 않나"라고 정부의 대응을 평가하기도 했다.
이란 측이 나무호 피격과 관련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냐는 배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당초 혁명수비대가 자기들이 했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는데 이란 외교부는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을 빼내는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4일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힌 이후 나무호와 중국 선박에 대한 피격이 이뤄졌는데, 이란이 여기에 대응하겠다고 한 이후에 선박을 피격한 것 아니냐는 배 의원의 질문에 조 장관은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위민FC와 북한 내고향축구단이 아시아축구연맹(AFC)가 주최하는 여자 챔피언스리그(AFC Women's Champions League) 4강전을 치르는 가운데,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경기를 참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AFC에서 대한축구협회에 보낸 성명을 보면 정치적 상황과 분리해서 순수 스포츠 국제 행사로 진행되도록 협조해달라는 요청이 있다. 이에 입각해 스포츠 관련 주무부서인 문체부장관은 경기를 참관하지만 통일부 장관은 그런 정치적 고려 배제한다는 차원에서 오늘 참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 및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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