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조성란 기자]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대규모 원료의약품(API)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API 사업의 성장세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 최근 2년간 이어진 굵직한 수주 흐름에 이번 계약까지 더해지면서, 유한양행의 글로벌 원료의약품 공급 경쟁력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유한양행은 20일 공시를 통해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약 2102억 원 규모의 API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금액은 1억 3981만 854달러다. 다만 이번에 공급하는 API가 어떤 약물에 사용되는지, 구체적인 적응증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유한양행이 길리어드와 쌓아온 장기 협력 흐름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한양행은 앞서 2024년 9월과 2025년 5월에도 길리어드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API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두 계약의 총 규모는 1965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8월에도 대형 계약이 이어졌다. 유한양행은 에이즈 치료제 API 공급 계약 843억 원, C형간염 치료제 API 공급 계약 850억 원을 각각 체결했다. 여기에 이달 초 미국 브릿지바이오파마와 맺은 560억 원 규모의 심근병증 치료제 API 공급 계약까지 더해지며, 최근 API 수주 확대 흐름은 더욱 선명해졌다.
이번 길리어드 계약을 포함하면 유한양행이 최근 2년간 확보한 누적 수주 규모는 약 6320억 원에 이른다. 단발성 계약이 아니라 글로벌 제약사와의 반복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유한양행의 API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 구간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한양행의 해외 API 사업은 자회사 유한화학이 맡고 있다. 유한화학은 원료의약품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핵심 계열사로,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역량과 품질관리 체계를 강화해왔다. 최근 수주 확대는 유한화학이 수년간 이어온 생산설비 투자와 증설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유한화학은 지난해 4월 화성공장 HB동 증설을 완료하며 생산능력을 총 99만 5000리터까지 끌어올렸다. 대규모 생산 인프라를 확보하면서 글로벌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도 넓어졌다. 원료의약품 사업에서 생산능력과 품질 신뢰도는 계약 경쟁력의 핵심 요소인 만큼, 이번 수주 흐름은 설비 투자의 성과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실적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유한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2897억 원으로, 2024년 대비 36.5% 증가했다. 대형 API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면서 생산설비 확충과 매출 성장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계약은 유한양행의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유한양행은 신약 개발과 기술수출뿐 아니라 원료의약품 공급에서도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길리어드, 브릿지바이오파마 등 해외 제약사와의 계약은 유한양행이 완제의약품 중심을 넘어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 안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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