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권력지도] ② 삼성 이재용의 ‘AI 승부수’…LG 구광모의 승부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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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권력지도] ② 삼성 이재용의 ‘AI 승부수’…LG 구광모의 승부처는?

한스경제 2026-05-20 13:00:00 신고

3줄요약

AI를 중심으로 산업 질서가 재편되면서 기업 경쟁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 실적이나 외형 성장보다 미래 산업 주도권과 전략 방향성 그리고 총수 리더십의 실행력이 기업 가치와 존재감을 좌우하는 시대다.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LG는 오랜 기간 안정적 지배구조와 조용한 경영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AI 전환기 속 시장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제 ‘안정적인 기업’을 넘어 ‘산업 판도를 이끌 기업’을 요구하고 있다. 본지는 [AI 권력지도] 시리즈를 통해 구광모 회장 체제의 LG가 AI 산업 재편 국면에서 어떤 방향성과 전략을 보여주고 있는지 그리고 미래 성장 서사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리더십 이미지를 AI 시대 산업 경쟁 구도와 함께 형상화한 이미지./ChatGPT이미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리더십 이미지를 AI 시대 산업 경쟁 구도와 함께 형상화한 이미지./ChatGPT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글로벌 산업 질서가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리더십 스타일 차이도 기업 존재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대응 방식은 AI 전환기 속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년간 AI 반도체와 파운드리,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 등 AI 인프라 중심 사업 강화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LG전자는 AI홈과 전장, 로봇, B2B 플랫폼, webOS 등 다양한 미래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방향은 많지만 압도적 승부처는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위기 속 이재용 회장의 ‘선택과 집중’

재계에선 삼성전자가 AI 시대 존재감을 빠르게 끌어올린 배경에 이재용 회장의 강한 위기 인식이 있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한때 모바일 사업 성장 둔화와 반도체 경쟁력 약화 논란 속에서 위기론이 확산됐다. 파운드리 수율 문제와 HBM 경쟁력 논란까지 겹치며 시장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삼성은 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HBM 등 AI 인프라 중심 축을 강화하며 시장에 보다 선명한 메시지를 던지기 시작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AI 메모리 경쟁력 회복을 위한 위기 대응도 빠르게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자 삼성은 전담 태스크포스(TFT)를 중심으로 HBM 기술 개선과 수율 안정화 작업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생산 확대를 넘어 HBM4와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연계 전략까지 동시에 강화하며 AI 반도체 공급망 경쟁력 회복에 속도를 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차세대 HBM4 제품 선제 공급 움직임까지 나타나면서 시장 분위기도 일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HBM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 이후 내부적으로 상당한 위기의식을 공유한 것으로 안다”며 “기술과 공급망 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집요할 정도로 AI 메모리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와 조직 재편, 글로벌 빅테크 협력 확대도 이어졌다. 이재용 회장은 해외 현장 경영을 확대하며 글로벌 공급망과 AI 협력 체계 구축에 직접 나섰다. 삼성 내부에서는 AI 경쟁력 회복이 그룹 미래와 직결된다는 위기의식이 강하게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AI 반도체와 AI 인프라라는 비교적 선명한 축을 중심으로 그룹 전략을 재편하면서 시장에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며 “산업 전환기에는 결국 무엇을 포기하고 어디에 집중하는지가 기업 존재감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구광모의 LG는 ‘안정적 확장’…그러나 시장은 더 강한 메시지 원했다

반면 LG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신중한 경영 기조를 유지해왔다. 구광모 회장 체제의 LG는 생활가전과 전장 등 기존 강점 사업을 안정적으로 키우는 동시에 AI홈, 스마트팩토리, 로봇, webOS 플랫폼 등 미래 사업을 다각도로 확대해왔다.

실제 LG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상대적으로 오너리스크가 적고 조직 안정성이 높은 그룹으로 평가받는다. ESG와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비교적 우수한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AI 산업 전환기 속에서는 다소 조용하게 비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는 다양한 미래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지만 시장은 지금 ‘무엇에 올인하고 있는가’를 더 중요하게 본다”며 “사업은 많은데 대표 성장축은 상대적으로 흐릿하다는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AI홈과 전장, 로봇 플랫폼 사업 등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글로벌 산업 판도를 흔들 만큼 상징적 존재감은 부족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AI 경쟁 뛰어들었지만…“문제는 기술보다 시장 인식”

다만 LG를 단순히 AI 경쟁에서 뒤처진 기업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LG는 그룹 차원에서 AI 역량 확대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중심으로 멀티모달 AI와 산업 특화 AI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계열사들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AI홈과 스마트팩토리, 로봇, HVAC 등 AI 기반 B2B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냉각 솔루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LG의 HVAC 사업도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서버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가 커지면서 칠러와 냉각수 분배장치(CDU) 등 열관리 사업이 새로운 AI 인프라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소비자 생활 플랫폼과 B2B 솔루션 중심으로 분산돼 있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AI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적 이미지로 연결되지는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위기 다른 리더십…“AI 시대엔 상징성이 중요”

재계에서는 삼성과 LG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음에도 총수 리더십 방향이 달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 역시 한때 기존 사업 중심 구조 속에서 성장 정체 우려를 겪었지만 AI 반도체라는 비교적 선명한 축을 중심으로 그룹 전략을 재편했다. 반면 LG는 여러 미래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AI 시대 자본시장이 요구하는 기준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안정적 지배구조와 투명성이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AI 산업 내 위치와 미래 성장 서사, 산업 지배력 등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문제 없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었다면 지금은 ‘산업 질서를 바꿀 수 있는 기업’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라며 “AI 시대에는 기술력뿐 아니라 시장을 설득할 상징성과 방향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광모 회장 역시 안정적 리더십을 넘어 LG만의 대표 성장축과 상징적 승부수를 어떻게 보여줄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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