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복 앞둔 삼성전자, ‘파업’···최악 시나리오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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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회복 앞둔 삼성전자, ‘파업’···최악 시나리오 현실화

이뉴스투데이 2026-05-20 12:16: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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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두고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노조가 총파업에 들어간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싼 갈등이 파업으로 번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의 보상 체계와 경영 원칙을 둘러싼 논쟁도 한층 커지는 양상이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이 불성립으로 종료됨에 따라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노동조합은 사후조정 3일 동안 성실히 임하며 접점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노동조합은 동의했지만 사측은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정은 막판까지 타결 가능성이 거론됐다. 중노위는 양측 입장을 절충한 조정안을 제시했고, 상당수 쟁점은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도 당시 “대부분 이견은 정리됐는데 하나가 정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지막 쟁점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협상은 불성립으로 마무리됐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 배분 방식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이 가운데 70%는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등 반도체 전체 구성원이 나누며, 나머지 30%는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자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사측은 공통 배분 비중을 40%, 사업부별 배분 비중을 60%로 두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성과급 비율을 둘러싼 협상이지만, 이면에는 삼성전자가 벌어들인 이익을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는 반도체 성과가 특정 사업부만의 결과가 아니라 전체 구성원의 기여로 만들어진 만큼 공통 배분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업부별 실적 차이만 강조할 경우 같은 반도체 조직 안에서도 보상 격차가 과도하게 벌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입장문에서 “노조가 제시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며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성과급 규모와 내용 상당 부분을 수용했지만, 적자 사업부에도 큰 규모의 보상을 보장하는 구조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갈등은 노사 협상 테이블 밖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단순 임금이 아니라 이익 분배에 가깝다며 법적 문제를 제기했다. 이 단체는 주주총회 결의 없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방식은 주주 몫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과급 논쟁이 직원 보상 문제를 넘어 주주권과 이익 배분, 경영 자율성 논란으로 번지는 흐름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파업 시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고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당장의 생산 차질 여부와 별개로, 기술 경쟁력 회복과 고객 대응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내부 갈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측 모두 대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노조는 “파업 기간 중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며 추가 조정이나 직접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번 파업은 단순한 임금 갈등을 넘어 국내 대기업의 성과급 제도와 이익 배분 구조를 둘러싼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가 성과주의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구성원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향후 협상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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