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강 위를 오가는 ‘물 위의 버스’가 예상보다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어느새 누적 탑승객 30만 명을 넘어서며 서울의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특히 봄철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 이용객 증가세가 뚜렷해졌다. 한때 운항 차질과 부분 운항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던 한강버스가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면서 시민들의 발길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선착장에 정박하는 한강버스. / 뉴스1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버스의 누적 이용객 수는 지난 19일 기준으로 총 30만 727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정식 운항을 개시한 이후 달성한 수치로 올해 봄 전 구간 운항을 재개한 이후 이용객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누적 탑승객 30만 명 돌파와 수요 증가
한강버스의 운항 기간은 크게 두 시기로 나뉜다. 지난해 9월 정식 운항 개시 이후 올해 2월 28일까지의 부분 운항 시기 동안 총 10만 4498명이 탑승했고 전 노선 운항이 정상화된 올해 3월 1일부터 5월 19일까지 19만 6229명이 추가로 이용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이번 주 안으로 전 구간 운항 재개 이후 탑승객만 단독으로 2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객이 늘어나는 속도 또한 점차 빨라지고 있다. 전 구간 운항 재개 시점인 3월 1일부터 첫 10만 명을 달성하기까지는 47일(3월 1일~4월 16일)이 소요됐으나 이후 약 한 달 남짓한 기간인 33일(4월 17일~5월 19일) 만에 9만 6000여 명이 추가로 탑승하면서 누적 30만 명 선을 넘어섰다.
계절 및 일자별 탑승 현황
서울 여의도 선착장 인근에서 운항 중인 한강버스 모습. / 뉴스1
부분 운항이 이어진 겨울철에는 이용객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탑승객은 1만 430명(일평균 336명)이었고 기온이 가장 낮았던 올해 1월에는 7605명(일평균 245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봄철로 접어드는 길목인 2월에는 부분 운항 조건 속에서도 이용객이 1만 6123명(일평균 576명)으로 늘어 서서히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3월 1일 전 구간 운항이 재개되자 한강버스 이용자 수는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3월 한 달 동안 6만 2491명(일평균 2016명)이 탑승했고 4월에는 7만 6488명(일평균 2550명)으로 늘어났다. 야외 활동이 한층 활발해진 5월에는 19일 만에 5만 7250명이 이용해 일평균 탑승객이 3013명에 달하는 등 개시 초기 수준의 높은 수요를 회복하고 있다.
5월 일자별 탑승 현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주말과 공휴일에 이용 수요가 집중되는 경향이 확인된다. 근로자의 날이었던 5월 1일에는 하루 동안 가장 많은 5584명이 한강버스에 올랐으며 주말이었던 5월 2일 토요일에는 5237명, 어린이날인 5월 5일 화요일에는 5423명이 탑승해 하루 평균 5000명 이상의 높은 승객 수를 기록했다. 5월 9일 토요일(4575명), 5월 10일 일요일(4541명), 5월 16일 토요일(4218명), 5월 17일 일요일(4361명) 등 주말마다 4000명 이상의 승객이 꾸준히 유입됐다. 반면 주중 초반에는 상대적으로 한산해 5월 11일 월요일에는 901명으로 가장 적은 이용객을 기록했고, 5월 12일 화요일에는 1404명, 5월 18일 월요일에는 1592명, 5월 19일 화요일에는 1565명이 한강버스를 이용했다.
서울숲 선착장 개장 및 안전 대책
서울시는 당초 5월 20일로 계획했던 서울숲 선착장의 개장 시점을 오는 6월로 조정했다. 현재 서울숲에서는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어 이와 연계한 선착장 운영을 준비 중이나 안전한 운항을 위한 추가적인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울숲 선착장은 기존에 운영 중인 다른 선착장(40m)에 비해 길이가 35m로 짧아 구조적인 차이가 존재하며 새롭게 개설된 항로에 대한 적응과 숙련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운영사인 (주)한강버스와 협력해 선원들의 신규 항로 적응 및 선박 접안 등의 운항 훈련을 철저히 진행한 뒤에 정식 개장할 계획이다.
박진영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한강버스가 전 구간 정상 운항을 시작한 이후 시민들의 일상 속에 꾸준히 녹아들며 새로운 수상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장을 앞둔 서울숲 선착장에 대해서도 시민들이 아무런 우려 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우선 가치인 안전을 확보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의 새로운 물길을 여는 '한강버스'란 무엇인가
한강버스는 서울시가 한강의 수상 공간을 주도적으로 활용해 대중교통망을 확충하고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개발하기 위해 도입한 친환경 수상 대중교통수단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유람선이나 요트 등 레저 목적의 선박들과 달리, 시민들의 일상적인 출퇴근과 대중교통 이동 편의를 도모하는 본격적인 '물 위 버스' 역할을 수행한다.
선박의 가장 큰 기술적 특징은 친환경 하이브리드 엔진의 탑재다. 한강버스는 디젤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함께 작동하는 전기 하이브리드 추진 시스템을 장착해 기존 디젤 선박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48%가량 절감하는 효과를 낸다. 선체는 길이 30미터, 폭 10미터 크기로 제작돼 한 번에 최대 199명의 승객을 동시에 수송할 수 있다. 선박 내부는 고속버스 수준의 안락한 좌석으로 배치됐으며, 자전거 거치대 40여 개와 유모차 보관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자전거 출퇴근족과 교통약자의 탑승 문턱을 대폭 낮췄다. 또한 화장실과 간단한 식음료를 판매하는 카페테리아 등의 편의시설을 완비해 승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강을 건널 수 있도록 설계됐다.
운항 노선은 한강 서측의 마곡 선착장에서 출발해 망원, 여의도, 이촌, 옥수, 뚝섬을 거쳐 동측 잠실 선착장까지 편도 기준 총 7개 선착장을 경유하는 왕복 항로다. 각 선착장은 주변 지하철역 및 시내버스 노선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지정됐으며, 서울시는 승객들의 접근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해 선착장 인근 버스 노선을 새로 개설하고 따릉이 거치대를 대량 증설하는 등 연계 대중교통 인프라를 다각도로 보완했다. 오는 6월에는 서울숲 선착장이 노선에 정식 추가돼 이용객의 선택 범위가 더욱 넓어질 전망이다.
이용 금액과 시스템 역시 시민들의 실질적인 혜택에 맞췄다. 편도 1회 기본 요금은 3000원 선으로 책정됐으며, 서울시의 무제한 교통권인 기후동행카드와 완벽하게 통합됐다. 월 6만 8000원권의 기후동행카드 소지자는 한강버스를 횟수 제한 없이 자유롭게 탑승할 수 있어 직장인들의 고정 교통비를 아끼는 데 큰 몫을 한다. 특히 수도권 대중교통 통합환승할인 제도가 적용돼 버스나 지하철과의 연계 이용 시 요금 감면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출퇴근 수요가 집중되는 혼잡 시간대에는 15분 간격으로 선박이 촘촘히 배치돼 운항 정시성을 철저히 지킨다. 한강버스는 차선 정체나 도로 혼잡의 영향을 일절 받지 않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수상 교통망이다. 평일 한낮이나 주말에는 한강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만끽하려는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레저 노선의 역할도 수행해 대중교통 기능과 관광 매력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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