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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이상규)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소매패턴 변화와 정책 방향’ 보고서(장신재 부연구위원 저)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소비자가 장보기 채널을 선택하는 과정을 오프라인 채널이 ‘기본값(Default)’으로 작동하는 상황에서 △온라인을 선택지로 떠올리는 ‘채널 고려 단계’와 △고려된 채널 중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채널 선택 단계’ 등 2단계로 분리한 ‘기본값 고려모형’을 적용해 분석했다.
◇“인터넷 쇼핑, 생각은 해도 지갑은 안 열어”…최종 선택률 13.8% 그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체 소비자 중 온라인 장보기를 구매 선택지로 ‘고려’할 확률은 30.6%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중 실제로 온라인에서 구매를 ‘실행’하는 비율은 45.1%에 머물렀다. 두 단계를 모두 거쳐 최종적으로 온라인에서 장을 보는 최종 선택률은 13.8%에 그쳤다.
소비자 100명 중 31명만 온라인 장보기를 고민하고, 이 중 14명만 실제로 결제 버튼을 누르는 셈이다.
보고서는 “온라인 장보기 이용률이 낮은 이유가 단순히 ‘물건 가격이 비싸서’나 ‘오프라인을 더 선호해서’가 아니라, 애초에 온라인 채널 자체를 선택지로 떠올리지 못하는 ‘인지 단계의 장벽’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앱 자주 보는 사람’과 ‘결제 잘하는 사람’은 다르다
특히 온라인을 ‘떠올리는 역량’과 ‘실행하는 역량’은 명확히 구분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단계인 ‘채널 고려(인지)’ 단계에서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나 앱 사용의 다양성 등 ‘디지털 친숙도’가 주된 영향을 미쳤다. 평소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다양한 앱을 구경하는 사람일수록 온라인 장보기를 쉽게 떠올린다는 뜻이다.
반면 2단계인 ‘채널 선택(실행)’ 단계에서는 정보탐색 능력, 생산성 앱 활용, 금융 앱 활용 패턴으로 측정되는 ‘디지털 활용능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즉, 복잡한 인증 절차를 거쳐 모바일 결제를 막힘없이 해낼 수 있는 실질적인 역량이 있어야 최종 구매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한편 주변에 오프라인 대형마트나 상권이 풍부하고 접근성이 좋을수록, 소비자가 온라인 장보기를 고려하거나 실행할 가능성은 두 단계 모두에서 일관되게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디지털 역량만 키워도 고령층 장보기 격차 획기적으로 줄어”
연구진은 디지털 친숙도 제고, 디지털 활용능력 제고, 오프라인 상권 약화 등 세 가지 정책 시나리오를 가상실험한 결과도 공개했다.
물리적으로 주변 오프라인 상권이 붕괴(시나리오 ③)될 때 온라인 선택률 자체는 가장 크게 늘었지만, 이는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는 젊은 층이나 고역량 가구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부작용이 있었다. 반면 디지털 친숙도와 활용능력을 높여주는 정책적 지원(시나리오 ①, ②)은 소외되기 쉬운 고령층의 이용률을 끌어올려 세대 간 후생 격차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장신재 부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장보기 채널 선택을 ‘고려’와 ‘실행’ 두 단계로구분해 분석했을 때, 각 단계에서 서로 다른 요인이 작동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확인한것”이라며, “장보기는 식료품·생필품 등 일상 필수재를 조달하는 구매 활동인 만큼온라인 채널 활용 격차는 일상 후생의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소매업 수요 측면에서의 디지털 포용 정책은 단순한 ‘이용 촉진’을 넘어 인지·실행 단계 각각에 부합하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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