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보틱스·소프트웨어·전동화 중심의 ‘피지컬 AI’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계열사 사업 재편 과정에서 거센 진통을 겪고 있다.
미래 성장 사업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방향성은 뚜렷하지만, 기존 사업 매각과 계열사 간 기능 재배치가 고용 불안과 기업가치 훼손 논란으로 번지면서 노조와 일부 주주들의 반발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CES 2026에서 AI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하며 SDV, 로봇, 전동화 밸류체인 등을 결합한 피지컬 AI 사업 확대 구상을 제시했다. 그룹은 로봇과 AI 기반 제품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상태다.
문제는 전환 과정의 속도와 방식이다.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면서 프랑스 OP모빌리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구속력 없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다만 한국거래소 공시상으로는 현재 거래 조건을 협의 중이며,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단계다.
노조 반발은 이미 현실화됐다. 금속노조 구미지부 김천현대모비스지회와 경주지부 현대아이에이치엘지회는 지난 4월 27일 오전 7시부터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현대모비스가 노동조합과 충분한 협의 없이 램프사업부 매각을 추진했다며 원청의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IHL 노조가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니투스 일부 지회까지 연대 파업에 나서면서 갈등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현대위아도 또 다른 갈등의 불씨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현대위아가 방산 부문을 현대로템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현대위아 방산 부문은 K9 자주포 포신, K2 전차 주포 등 핵심 화포 생산과 관련된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대위아와 현대로템은 공시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위아 내부 반발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는 방산 부문이 단순한 비핵심 사업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위아의 올해 1분기 기타 부문, 즉 방산·모빌리티솔루션 부문 매출은 1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1억원으로 47.8% 늘어난 것으로 보도됐다.
수익성이 개선되는 사업을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넘길 경우 현대위아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성장동력 이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사업 재편은 ‘미래사업 집중’이라는 전략적 필요성과 ‘기존 사업 구성원 보호’라는 현실적 과제 사이에 놓여 있다.
램프·방산·공작기계 등 전통 제조 기반 사업을 정리하거나 재배치하는 과정은 그룹 전체로 보면 효율화일 수 있지만, 개별 계열사와 노동자, 주주 입장에서는 고용 안정과 기업가치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피지컬 AI 전환의 속도를 높일수록 이해관계자 설득 과정도 함께 정교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미래 성장의 전제라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 승계, 보상, 주주가치 훼손 우려, 계열사 간 이익 이전 논란을 얼마나 투명하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그룹 전환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일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협상 상견례를 열고 교섭에 들어갔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전년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AI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상여금 800% 인상, 정년 연장, 신규 인원 충원 등을 요구안에 담았다.
특히 AI와 로봇 도입이 생산현장 고용 안정 문제와 맞물리면서 올해 교섭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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