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책임자 찾기'만 1년 훌쩍…장기 미제로 쌓이는 중대재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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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책임자 찾기'만 1년 훌쩍…장기 미제로 쌓이는 중대재해 사건

로톡뉴스 2026-05-20 09:03: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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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

19일 경향신문 단독보도에 따르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 수사가 초동 조사를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단계에서 평균 1년가량 소요되며 심각한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노동부가 현재 조사 중인 사건의 절반 이상이 1년을 넘긴 이른바 '장기 미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장기화 실태와 고질적 적체

18일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지난해 말까지 노동부가 처리한 사건은 총 662건이며 평균 처리 기간은 약 1년에 달한다.

처리 기간이 1년 이상인 사건은 전체의 44%(297건)를 차지했으며, 이 중 2년을 넘긴 사건도 78건(11%)에 달했다. 반면 3개월 내 처리된 사건은 34건(5%)에 불과했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건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말 기준 조사 중인 900건 중 절반이 넘는 464건이 1년을 넘긴 상태다.

통상 수사기관이 6개월을 초과한 사건을 장기 미제로 분류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2024년 5월 발생해 2년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방사선 피폭 사고 역시 이러한 장기 미제 사건 중 하나다.

노동부는 전담 수사 인력인 산업안전 근로감독관을 기존 200명대에서 500명대로 대폭 늘렸으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계속 쌓이는 사건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곽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건의 약 45%가 처리까지 1년이 넘게 걸린다. 사건이 종결되지 않고 수사 및 내사 진행 중인 사건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며 "피해 노동자와 유족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수사체계 정비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경영책임자 특정과 법리적 복잡성

이러한 수사 지연은 단순히 수사 인력 부족 문제가 아닌 중대재해처벌법 특유의 복잡한 법리적 구조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난관은 처벌 대상인 '경영책임자'를 특정하는 과정이다. 법률상 경영책임자 개념이 일상적이고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어, 실무적으로 누구를 최종 피의자로 특정할지 입증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다.

중대재해 사건의 경영책임자 해당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된 하급심 재판에서, 사건을 맡은 의정부지방법원은 종사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려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경영책임자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또한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 여부와 사망 사고 간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과정 역시 수사를 더디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기업 내부의 방대한 안전보건 기록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문가 감정 등을 거쳐야 하므로 물리적인 시간이 요구된다.

단일 사고를 두고 여러 법률을 동시에 수사해야 하는 구조적 부담도 한몫한다.

관련 범죄의 죄수 관계를 다룬 재판에서, 사건을 맡은 대법원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상호 간 사회관념상 1개의 행위가 수 개의 죄에 해당하는 형법상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근로감독관의 수사 범위와 검토 대상을 기하급수적으로 넓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검찰 수사지휘권의 한계와 향후 과제

초동 수사를 맡은 근로감독관은 특별사법경찰관으로서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의 수사지휘를 받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실효성 있는 지휘가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 내 산업안전 분야의 전문성 부족과 더불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입건 전 수사지휘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체계적인 협력과 지휘에 한계가 뚜렷하다.

법리적으로 볼 때 수사 장기화는 피의자의 실질적인 방어권을 침해하고, 증거 멸실 등으로 공정한 재판을 방해할 우려가 높다. 나아가 사후판단 편향에 의해 무리하게 결과책임을 귀속시키려는 경향이 강해질 경우, 죄형법정주의에 따른 엄격해석 원칙이 훼손될 위험도 존재한다.

결국 수사 적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행령 개정을 통한 경영책임자 특정 기준과 안전보건 확보 의무의 구체화가 요구된다.

아울러 검찰 내 중대재해 전담 수사지휘 체계 구축 및 합동수사팀 운영을 통해 초동 수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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