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도, 상해도 아니다. 삼진어묵이 중국 진출 첫 도시로 택한 곳은 중국 MZ세대의 ‘소비 성지’로 떠오른 후난성 창사다. 인플루언서와 신유통 브랜드가 몰리고, 새로운 식문화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요즘 가장 힙한 동네다. 삼진어묵은 K어묵 베이커리 문화를 확산시킬 전략적 거점으로 보고 K어묵의 가능성에 승부를 걸었다.
국내 대표 어묵 브랜드 삼진어묵을 운영하는 삼진식품(0013V0)의 이유환 매장부문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북경과 상해가 중국의 경제 수도라면, 창사는 현재 중국 내 가장 힙한 도시”라며 “이번 창사 진출은 ‘중국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라는 상징성을 확보해 중국 내륙 전역으로 확산해 나가겠다는 전략이 담긴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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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어묵은 20일 창사시 우화구 랜드마크인 더스친 광장 내 핵심 쇼핑몰 ‘더스친 몰’(TASKIN MALL)에 중국 1호점을 연다. 창사는 중국 고속철도 3대 허브이자 중부 물류 중심지다. 삼진어묵은 창사를 단순 테스트 매장이 아닌 중국 내륙 공략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 부문장은 “더스친 상권은 이미 수많은 브랜드가 중국 내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대표 소비 상권으로 폭발적인 구매력을 증명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창사 1호점은 1·2층 복층 구조의 203㎡(약 61평) 규모다. 전면 폭이 7m 이상 넓어 가시성이 뛰어나고, 외부 테라스 공간도 꾸렸다. 이 부문장은 “창사 시민들이 자유롭게 ‘어묵 베이커리’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며 단순 분식 매장이 아니라 ‘K디저트 카페’ 형태의 체류형 공간으로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현지화 전략에도 공을 들였다. 삼진어묵의 대표 메뉴인 어묵고로케를 기반으로 창사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매운맛과 향신료를 반영했다. 한국의 어묵이 다소 생소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마라 육수나 사골 육수 등 중국인들에게 익숙한 베이스를 활용한 물어묵을 선보인다. 또 매운고추와 소고기, 고수를 넣은 ‘우향 고로케’, 마라와 가재(롱샤)를 활용한 ‘마라롱샤 고로케’ 등이 그것이다. 이 부문장은 “창사 소비자들이 가장 익숙하고 열광하는 맛을 삼진어묵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데 집중했다”며 “‘아는 맛과 한국 어묵의 새로움을 동시에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전략도 적용했다. 매장에는 한국식 간장·고추장 베이스 소스뿐 아니라 중국 현지 인기 소스와 땅콩, 고수 등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소스존을 마련했다. 그는 “중국 소비자들은 자신의 입맛에 맞게 소스를 조합하는 문화를 즐긴다”며 “한국 어묵의 탱글한 식감 위에 현지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소스 조합을 더해 낯설음은 줄이고 미식의 즐거움은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진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삼진어묵은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미식 경험에 맞게 최적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였다. 이 부문장은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한국과 다른 중국 현지 인허가 기준을 맞추고 냉동 어묵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창사까지 콜드체인을 세팅하는 과정이었다”며 “인력과 운영 시스템을 하나하나 점검하는 과정 자체가 도전이었다”고 웃었다.
이 과정에서 K어묵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는 “창사 현지 파트너들과 소통하며 확신을 얻었다. 중국에 어묵 제품은 많지만, 삼진어묵처럼 전문 매장에서 갓 튀겨낸 브랜드는 드물더라. ’먹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제공하는 삼진어묵만의 독창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했다.
삼진어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095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21년 787억원, 2022년 826억원, 2023년 846억원, 2024년 964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 해외 사업도 확대 흐름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 등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 기준 3%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5년내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정치·외교 변수에 따른 사업 리스크 우려도 있지만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이 부문장은 “리스크는 언제나 존재하지만 민간 소비재 시장은 정치적 기류보다 소비자의 취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생각한다”며 “오프라인과 신유통, B2B(기업간 거래) 등 채널을 다각화해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진어묵은 당장 공격적인 확장보다 창사 1호점 안착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유환 부문장은 “창사점은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을 통해 가능성을 검증하는 첫 단추이자 출발점”이라며 “당장 공격적인 가맹 사업이나 무리한 추가 출점은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다. 조급해하지 않고 K어묵의 맛과 문화를 중국 시장에 차근차근 알려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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