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전경.=중도일보DB
인공지능 기술 확산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 공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반도체가 단순 부품을 넘어 산업 전반의 인프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서 기술 검증 능력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구조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경북도는 산업 전략의 초점을 생산 설비 유치에서 기술 연결 구조로 옮겼다.
대형 팹(Fab)을 끌어오는 방식 대신, 반도체 설계 이후 단계인 시험·평가·실증 영역을 강화해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는 중간 관문을 지역이 맡겠다는 선택이다.
20일 도에 따르면 경북은 전자·소재부품 제조 경험과 연구 인프라, 인력 자원이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하나의 산업 흐름으로 작동하지 못해 성과가 제한됐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개별 역량을 묶어 기술이 실제 납품과 투자로 이어지는 과정에 개입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재구성했다.
특히, AI 서비스 확대는 반도체 수요의 성격을 바꿔 놓았다. 연산 능력만으로는 부족하고, 전력 효율과 안정성, 환경 적응력까지 동시에 검증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험·검증 단계는 기술 경쟁의 핵심 구간으로 부상했지만, 중소·중견 기업에게는 비용과 장비 측면에서 높은 장벽으로 작용해 왔다.
경북의 산업 구상은 바로 이 지점에 맞춰져 있다.
실제 공정과 유사한 조건에서 성능을 시험하고, 그 결과를 대기업 공급망과 사업화 판단으로 연결할 수 있는 환경을 지역 차원에서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생산량 경쟁 대신, 기술 신뢰도를 축적하는 방식에 가깝다.
미래 산업을 겨냥한 방향 설정도 뚜렷하다.
전력 제어와 안정성이 핵심인 모빌리티, 방산, 우주항공 분야에서는 범용 반도체와 다른 기술 축적이 요구된다.
경북은 전력반도체와 고신뢰 시스템반도체 영역에서 소재·부품 단계부터 대응 역량을 키워, 장기적인 수요 변화에 대비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인력 문제에 대한 접근 역시 단순 인원 확대가 아니다.
대학과 연계한 전문 인재 양성과 함께,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경험을 지역 기업의 기술 판단에 연결하는 구조를 병행한다.
시행착오 비용을 줄이고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평가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반도체 산업은 이제 규모 경쟁의 시대를 지났다. 기술을 얼마나 신뢰성 있게 연결할 수 있느냐가 지역의 역할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동=권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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