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5월 19일 16시에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TV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시멘트가 6년간 5000억원 넘는 자금을 쏟아부은 친환경 전환 프로젝트 ‘ECO 프로젝트’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폐열발전과 소성설비 개조, ESG 조직 신설까지 동원한 장기 생존 전략이지만 공장 가동률은 70%대에서 50%대로 추락했고, 영업이익도 반토막 났다. 대규모 친환경 투자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면서 시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투자였지만 아직 숫자로 증명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의 ECO 프로젝트 총 투자 계획은 5276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까지 집행된 금액만 5005억원으로 전체 계획의 약 95%에 달한다. 당초 계획 대비 투자 기간과 금액 모두 확대됐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투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일시멘트는 2020년대 초반부터 소성설비 개조, 폐열발전 확대, 순환연료 투입 등을 핵심으로 하는 ECO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탄소 규제 강화와 유연탄 가격 변동성 확대 속에서 연료 구조를 바꾸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프로젝트 규모는 해마다 커졌다. 눈에 띄는 점은 단순 CAPEX(설비투자)에 그치지 않고 조직 체계까지 바뀌었다는 점이다.
한일시멘트그룹은 2022년 ‘클린 넷제로 TFT’를 신설해 탄소중립 과제를 전담하기 시작했다. 이후 경영기획실 산하에 ‘G-Unit(Greenhouse gas Unit)’ 조직까지 만들며 온실가스 전략과 정책 대응 기능을 강화했다.
오너 경영진 역할도 확대됐다. 허기수 부회장은 그룹 ‘2050 넷제로’ 전략 수립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내이사 복귀 역시 친환경 투자와 저탄소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 같은 조직 개편과 대규모 투자에도 아직 가시적인 실적 개선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회사는 ECO 프로젝트를 통해 유연탄 사용량 30% 절감과 연간 3만6000톤 수준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영월공장 폐열발전 설비를 통해 공장 전력 약 30%를 자체 생산하는 성과도 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ECO 프로젝트 투자에 따른 수익성 개선은 공사 완료 즉시 나타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황 악화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공장 가동률은 ▲2022년 76% ▲2023년 73% ▲2024년 65% ▲2025년 59%로 지속 하락했다. 생산량 감소가 이어지면서 설비 효율 개선 효과 자체가 희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적도 빠르게 둔화했다. 매출은 2023년 1조7995억원에서 지난해 1조4239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465억원에서 1327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회사 측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1990년대 이래 역대 최저 수준의 시멘트 수요 감소와 무관치 않다"며 "향후 시멘트 수요가 회복되면 ECO프로젝트 투자 효과와 함께 영업이익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ECO 프로젝트가 탄소 감축과 에너지 효율 개선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지만, 정작 핵심인 수익성 방어와 현금창출력 개선으로는 아직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멘트 업황 침체 장기화로 공장 가동률 자체가 떨어지면서 친환경 설비 투자 효과가 생산 감소에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일부 설비 개조 과정에서는 공장 가동 중단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시멘트 ECO 프로젝트는 단순 ESG 대응이 아니라 장기 생존 전략에 가까운 투자”라면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탄소 감축 자체보다 투자 이후 실제 현금창출력과 수익성이 얼마나 개선되느냐”라고 말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시설 구축 과정에서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투자비가 증가했다”며 “차세대 소성로 냉각기 도입과 순환연료 버너 개조 등 후속 투자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무리한 사업 다각화보다 비용 절감과 품질 개선 중심의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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