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강변 일대가 '팅커벨 벌레' 떼에 점령됐다.
가로등 주변에 모여든 팅커벨. / 연합뉴스
19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한강 다리 엘리베이터 벽면이 곤충 떼로 빼곡히 뒤덮였다. 계단으로 피해봤지만 바닥까지 가득 찬 날벌레를 피할 수 없었다. 차량 불빛에 이끌려 돌진하듯 달려드는 벌레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의 야외활동이 부담스러워졌다.
이 한강 팅커벨 벌레 이름은 동양하루살이(Ephemera orientalis)다.
'팅커벨 나방'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지만, 나방이 아닌 하루살이목 곤충이다. 몸길이는 18~22㎜이며, 날개를 펼치면 50㎜에 달해 몸보다 날개가 훨씬 크다. 팅커벨 벌레 크기가 주는 위압감 탓에 처음 마주치는 이들은 흠칫 놀라기 십상이다.
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녹색 날개가 피터 팬 속 요정 팅커벨을 닮았다 해서 붙은 별명이다.
벌써 5월에…올해는 일주일 일찍
동양하루살이는 통상 기온이 올라가는 6월 이후 성충 활동을 시작한다. 그러나 올해는 5월 중순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이 이어지면서 수온도 덩달아 올라 출몰 시기가 크게 앞당겨졌다.
한강에 출몰한 팅커벨. / 유튜브 'JTBC News'
기온이 오르면 동양하루살이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그만큼 출몰 시기도 앞당겨진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이 곤충의 활동 범위와 출현 빈도를 해마다 넓히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팅커벨 벌레, 해충일까?
팅커벨 벌레가 해충인지 헷갈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동양하루살이 성충은 입이 퇴화해 모기처럼 사람을 물거나 감염병을 매개하지 않는다.
JTBC 기자 몸에 붙은 팅커벨. / 유튜브 'JTBC News'
바이러스나 세균 전파 위험도 없으며, 법적으로도 해충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오히려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에서만 서식하는 수질 지표종으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럼에도 야간 조명에 수십만 마리가 한꺼번에 몰려드는 탓에 자영업자와 야외활동 시민들이 겪는 불편은 크다.
팅커벨 벌레 퇴치, 살충제는 금물
팅커벨 벌레를 없애는 법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적극적인 방제에는 한계가 따른다.
동양하루살이 유충 서식지인 한강 유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살충제를 이용한 방역 소독이 어렵기 때문이다. 설령 살충제를 쓰더라도 효과를 내려면 일반 살충제 농도의 수십 배에 달하는 고농도가 필요해 사실상 현실적인 방제 수단이 되지 못한다.
팅커벨 모습. / 유튜브 'JTBC News'
환경부와 각 지자체는 야간 조명 밝기를 낮추거나 백색조명을 황색등으로 바꾸는 방법을 권고한다.
건물 외벽이나 창문에 달라붙었을 때는 분무기나 호스로 물을 뿌리면 쉽게 떨어진다. 실내 유입을 막으려면 창문 틈새를 점검하고 방충망을 정비해야 한다.
야간 외출 시에는 빛을 반사하는 밝은 옷보다 어두운 옷을 입는 편이 낫고, 차량 앞면에 광택제나 보호필름을 미리 도포해두면 사체가 들러붙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동양하루살이 성충의 수명은 1~2주로 짧은 편이어서, 출몰이 시작됐다면 2~3주 안에 개체 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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