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겪을 수 있다는 인식 아래 범정부 대책 마련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선임기자 = 한국 사회는 초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 기술의 진보 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맞고 있다. 삶의 형태는 더욱 복잡해지고 다양해졌다.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사회적 고립'에 관심을 갖게 하는 사건, 사고들이 갈수록 많아진다. 정부가 최근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응하고자 보건복지부 1차관을 전담 차관으로 지정한 것은 시대의 필요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사회적 고립은 생애 주기나 개인이 처한 상황 등에 따라 매우 복잡다단하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라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 문제에 대응하는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현행 고독사 예방법을 '사회적 고립 예방법'(가칭)으로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기존 정책의 틀에 변화를 주는 것인 만큼 관련 부처 간 업무 조율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가 올해 3월 발간한 '국민 삶의 질 2025' 보고서에서 사회적 고립도는 2023년과 동일한 33%였다. 최근 추이를 보면, 2019년 27.7%에서 2021년 34.1%로 높아진 뒤 2023년 33%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발표된 '2025년 사회조사 결과'에선 특정 상황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고, 평소 교류하는 사람도 없다고 응답한 비중이 전체의 5.8%에 달했다. 20명 중 1명 이상이 심각한 사회적 고립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밝힌 향후 계획에는 사회적 고립에 대한 실태조사가 포함돼 있다. 종합적인 현황과 인식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기 위해선 물리적인 지원과 함께 정서적인 지원도 필요하다. 일상에서 정서적 지지를 하거나, 외로움을 완화하는 프로그램이 고립이나 단절을 막을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인식 개선과도 연관된다. 사회적 고립 문제가 심각하고, 그 고립이 자신에게도 닥쳐올 수 있다는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공지능(AI) 시대지만, 사람 간의 연결을 통한 접근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일본에선 2023년 '고독·고립대책추진법'이 공포되고 이듬해 시행됐다. 추진법에서 밝힌 기본이념에서는 고독·고립의 상태는 인생의 모든 단계에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며, 사회 모든 분야에서 고독·고립대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서술한다.
사회적 고립 예방 대책은 정책의 틀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거주 지역의 특성,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교통 여건의 정도, 복지와 의료인력 규모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도 다를 것이다. 정부가 촘촘한 사회적 연결망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마련할 범정부 5개년 기본계획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주목된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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