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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삼성전자와 구글이 협력한 안드로이드 XR 기반 AI 글래스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글로벌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워비파커의 디자인을 적용한 신제품으로, 올 하반기 정식 출시된다. 메타가 선점한 AI 글래스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와 구글의 AI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구글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2026’에서 AI 글래스 2종을 처음 공개했다. 지난해 양사가 젠틀몬스터·워비파커와의 협업 계획을 발표한 이후 실제 제품 디자인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제품은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음성만으로 길 안내, 실시간 번역, 사진 촬영 등을 수행할 수 있는 ‘핸즈프리 AI’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스마트폰 중심의 갤럭시 AI 생태계를 안경 형태로 확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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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처럼 자연스럽게”…디스플레이 대신 경량화 집중
이번 AI 글래스의 가장 큰 특징은 디스플레이를 최소화하고 일상형 안경 디자인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제품에는 스피커·카메라·마이크 등이 내장됐으며, 일반 안경처럼 자연스럽게 착용할 수 있도록 경량화에 무게를 뒀다.
제품은 젠틀몬스터 특유의 실험적이고 세련된 디자인 모델과 워비파커의 클래식한 스타일 모델 등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된다.
AI 글래스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컴패니언 기기’ 역할을 수행한다. 사용자는 구글 AI ‘제미나이(Gemini)’를 음성으로 호출해 길 안내를 받거나 주변 상점 추천, 실시간 통역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사용자가 바라보는 메뉴판이나 표지판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번역 내용을 음성으로 들려주고, 카메라를 활용해 눈앞 장면을 즉시 촬영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김정현 삼성전자 MX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AI 글래스는 삼성의 AI 비전을 현실 공간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파트너사와 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갤럭시 AI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안드로이드 XR 담당 샤람 이자디 부사장도 “삼성의 하드웨어 경쟁력과 프리미엄 아이웨어 디자인을 결합해 자연스러운 핸즈프리 경험을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스마트폰’ 전쟁…메타·애플·오픈AI 총출동
AI 글래스 시장은 이미 글로벌 빅테크의 차세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HSBC는 지난 1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 글래스 시장 규모가 2040년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1500만명 수준이던 스마트 글래스 이용자가 2030년대 말에는 2억 8900만명으로 20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AI 글래스 시장 선두는 메타다. 메타는 에실로룩소티카와 협업한 ‘레이밴 메타’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 누적 출하량도 350만대를 넘어섰다.
메타는 이달 한국 시장에도 ‘레이밴 메타’와 ‘오클리 메타’를 공식 출시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블랙핑크 제니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앞세워 젊은 소비자층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 역시 반격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경량형 AI 스마트 글래스를 개발 중이다. 카메라와 음성 AI, 실시간 정보 표시 기능 등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애플은 데이터를 기기 내부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를 핵심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빠른 응답 속도를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오픈AI도 참전했다. 오픈AI는 지난해 아이폰 수석 디자이너 출신 조니 아이브의 AI 하드웨어 스타트업 ‘io’를 65억달러에 인수했으며, 첫 AI 디바이스 공개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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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는 ‘기술’ 아닌 ‘일상성’
업계에서는 AI 글래스가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용자의 시선과 음성을 기반으로 AI가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멀티모달 AI’ 경험이 본격화되면 검색·내비게이션·쇼핑·콘텐츠 소비 방식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삼성·구글 제품은 경량화에는 성공했지만, 디스플레이가 없는 음성 중심 구조라는 점에서 시각적 피드백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배터리 지속시간과 발열, 무게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과거 ‘구글 글래스’ 실패 원인 중 하나였던 카메라 사생활 침해 논란 역시 넘어야 할 벽으로 지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글래스 시장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로 매일 쓰고 싶어 하는 자연스러운 경험과 패션성”이라며 “결국 누가 가장 일상적인 AI를 구현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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