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다리 건너야만 볼 수 있다… 마을 전체가 '국가유산'인 한국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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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 건너야만 볼 수 있다… 마을 전체가 '국가유산'인 한국 관광지

위키푸디 2026-05-19 20:5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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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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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게 피어오른 물안개 사이로 폭 30cm의 좁은 나무다리가 긴 띠를 그리며 강을 가로지른다. 발밑으로는 청명한 내성천이 흐르고, 한 걸음 뗄 때마다 온몸에 긴장감이 감돈다. 경상북도 영주시에 자리한 무섬마을은 이름 그대로 '물 위에 떠 있는 섬'이다. 강물이 마을의 세 면을 휘감아 도는 생김새 덕분에 예부터 복이 들어오는 땅으로 불렸다. 이곳은 2013년 마을 전체가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되며 보존 가치를 인정받았다. 400년 세월을 묵묵히 버텨온 옛집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서두르지 않고 걷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다.

물 위에 핀 기와집

출처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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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섬마을의 역사는 17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666년 반남 박씨인 박수가 이곳에 처음 자리를 잡았고, 이후 선성 김씨 집안이 들어오면서 두 가문의 집성촌이 만들어졌다. 현재 마을에는 40여 가구의 전통 가옥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데, 그중 지은 지 100년이 넘은 집만 16채에 달한다. 세월의 때가 묻은 나무 기둥과 기와 한 장 한 장에는 조상들의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박혀 있다.

특히 경북 북부 지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ㅁ'자형 구조는 이곳 건축의 핵심이다. 안마당을 중심으로 사방의 방들이 연결되어 있어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지붕 곡선은 화려한 장식 없이도 단정하고 정갈한 멋을 풍긴다. 마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낮은 돌담과 어우러진 옛집들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삶의 애환이 담긴 150m 외나무다리

출처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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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앞마당과 같은 백사장을 지나면 이 마을의 명물인 외나무다리가 나타난다. 1983년 튼튼한 시멘트 다리(수도교)가 생기기 전까지 외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길이는 150m로 꽤 길지만, 폭은 성인 발 너비 정도인 30cm 남짓이다. 나무를 반으로 쪼개 만든 좁은 길 위에서는 누구나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한 발 한 발 발바닥에 집중하며 걷는 동안 강바람이 귓가를 스친다.

과거 주민들에게 이 다리는 생활 그 자체였다. 농사를 지으러 일터로 나가는 길이었고, 아이들이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던 길이었다. 심지어 새색시가 가마를 타고 마을로 들어올 때나, 생을 마감한 뒤 상여를 타고 나갈 때도 이 좁은 다리를 건너야 했다. 다리 중간에는 마주 오는 사람을 위해 잠시 비켜설 수 있는 '비껴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좁은 길에서 만난 이웃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배려 속에서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정을 확인할 수 있다.

선비 정신과 나라를 지킨 기록

무섬마을은 경치만 보기 좋은 관광지에 그치지 않는다. 마을 안쪽 깊숙한 곳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아도서숙'이 자리 잡고 있다. 1928년 세워진 이곳은 마을 청년들에게 한글과 역사를 가르치며 나라를 되찾으려는 의지를 심어주던 배움터였다. 당시 주민들은 이곳에서 농촌 계몽 활동을 펼치며 억압에 저항했다.

비록 일제의 탄압으로 문을 닫는 아픔을 겪었지만, 오늘날 복원된 아도서숙은 무섬마을이 지닌 꼿꼿한 선비 정신을 증명한다. 평온해 보이는 풍경 뒤에 숨겨진 치열한 역사의 흔적을 살피다 보면 마을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조용한 산책길 곳곳에 남아 있는 항일의 기록들은 방문객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남기며 여행의 깊이를 더해준다.

고택에서 머무는 하룻밤의 위로

출처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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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진가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실제 주민들이 관리하는 고택에서 하룻밤 묵어가는 체험을 권한다. 만죽재와 해우당처럼 역사가 깊은 집의 툇마루에 앉아 있으면 도심의 소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풀벌레 소리가 빈자리를 채운다. 캄캄한 밤하늘에 쏟아질 듯 박힌 별들을 바라보는 시간은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진정한 휴식이 된다. 고택 숙박은 화려한 편의시설은 없어도, 나무 향기와 온돌의 온기만으로 충분한 위안을 준다.

식도락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마을 인근 식당에서 맛보는 '무섬 골동반(비빔밥)'은 나물 본연의 향을 살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자극적이지 않아 한 그릇 비우고 나면 속이 편안해진다. 마을 관광안내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주차료는 따로 없다.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불어나면 안전을 위해 다리 건너기가 금지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날씨를 미리 살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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