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10대 청소년 2명이 이슬람 사원을 겨냥한 총격을 가해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지시간 18일 샌디에이고 카운티 클레어몬트 지역의 대형 모스크에서 이 참극이 벌어졌으며, 숨진 이들 가운데 경비원도 포함됐다.
해당 시설은 샌디에이고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14㎞ 거리 주거지역에 자리하며, 카운티 내 최대 규모의 이슬람 예배당으로 알려져 있다.
범행 직후 용의자들은 인근 도로 한복판에 세워둔 차량 안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상태로 발견됐다. 현지 언론 보도에 의하면 17세 케인 클라크와 19세 셀렙 바즈케즈가 용의자로 지목됐으며, 클라크는 레슬링 선수로 활동하던 여고생이었다.
수사당국은 정확한 동기 파악에 나섰으나 증오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복수의 관계자를 통해 CNN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용의자 한 명이 인종적 우월주의를 담은 유서를 작성해 남겨뒀다. 시신 발견 현장에서는 나치 친위대를 상징하는 'SS' 스티커가 부착된 휘발유통이 총기와 함께 놓여 있었다고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사건 전 클라크의 어머니가 경찰에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녀가 총기 3정과 자신의 승용차를 챙겨 집을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스콧 월 샌디에이고 경찰서장은 어머니가 자녀의 자살을 우려했다고 설명하면서도 "자살 의도만 있었다면 총 세 자루씩이나 들고 갔을 리 없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수상한 정황 때문에 경찰이 용의자 소재 파악을 위한 광범위한 위협 평가에 착수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희생된 경비원에 대해 월 서장은 깊은 경의를 표했다. 모스크 정문 쪽에서 근무하던 이 경비원의 헌신적 대응이 더 많은 인명 피해를 막았다는 게 현재까지 수사 결과라고 밝혔다.
미국 내 무슬림 권익 단체인 미·이슬람 관계위원회(CAIR)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시민권 침해 관련 민원이 8천683건 접수돼 1996년 이래 최다를 기록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총격이 이슬람 혐오 확산 추세 속에서 터진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참사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전역에서 규탄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뉴욕시 최초의 무슬림 시장 조란 맘다니는 "이슬람 혐오가 우리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다"며 "공포와 분열의 정치에 맞서 연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역시 "증오가 발붙일 땅은 이곳에 없다"며 신앙 공동체를 겨냥한 어떤 테러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해당 모스크의 종교 지도자 타하 하산 이맘은 깊은 슬픔을 드러냈다. 그는 "예배의 공간이 폭력의 표적이 되다니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며 "공동체 모든 가족을 위해 기도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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