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유학의 담장을 낮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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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유학의 담장을 낮추다

경기일보 2026-05-19 19:1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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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박 한국조지메이슨대 총장

 

오랜 기간 ‘유학’은 비행기를 타고 떠나야 가능한 경험이었다. 혹은 송도 같은 글로벌 캠퍼스에 정식 학위과정으로 등록한 소수의 몫이었다. 그러나 5월7일 그 담장을 낮추는 입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평생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의 통과로 외국 교육기관도 정식 평생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갖게 된 것이다. 인천 연수을 정일영 의원이 2024년 대표발의한 입법이 결실을 맺었고 인천글로벌캠퍼스(IGC)도 올해 하반기 시범 프로그램을 예고했다. 외국 대학의 자원이 학위과정 안에만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로 흘러나오는 첫 제도적 통로다.

 

변화의 시의성은 분명하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섰고 25세 이상 성인이 곧 전체 인구의 80%를 넘어선다. 학습은 청소년기의 일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일이 됐다. 기술과 산업 구조의 변화는 직장인에게 매년 새로운 재교육과 전직 학습을 요구한다. 국내 대학들은 평생교육과 직업교육과정 등으로 부분적으로 응답해 왔지만 외국 대학은 줄곧 그 대화의 바깥에 머물러 있었다.

 

문이 열렸다고 모두 같은 답을 갖는 것은 아니다. 외국 대학이 평생교육에서 가질 수 있는 차별성은 단순한 영어 강의가 아니라 본교가 축적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전문대학원 자원의 깊이다.

 

조지메이슨대는 수십년간 일궈온 워싱턴 DC 권역 프로그램들이 있다. 정책·정부 분야의 샤르스쿨에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이 강의하고 경제학과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두 명을 배출했다. 코스텔로칼리지는 국내 유일 AACSB 비즈니스·회계 이중 인증 경영대다. 협상·갈등 해결 분야 1위인 카터스쿨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세계대학학술랭킹(ARWU) 세계 30위인 스칼리아로스쿨은 안토닌 스칼리아 전 연방대법관의 이름을 따왔다. 이 모두 학위과정 및 연구소로 송도에 이미 이식된 프로그램이다. 이런 자원을 기업·공공기관 임원과 실무자들이 송도에서 직접 만난다면 최고 수준 대학원의 교육 경험을 한국 안에서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다. 메이슨 서머캠프 같은 청소년 STEAM·리더십 프로그램도 같은 방식으로 지역의 학생들에게 이어질 수 있다.

 

이는 단지 프로그램 한두 개를 늘리는 일이 아니다. 학위과정이 정원이 제한된 ‘오는 학생’을 위한 일이었다면 평생교육은 다수의 ‘이미 여기 있는 시민·기업·청소년’을 위한 일이다. 두 트랙이 만날 때 외국 대학 캠퍼스는 비로소 도시의 일부가 된다. 세계 수준의 자원이 지역에 닿게 하는 ‘글로컬 임팩트’도 학위의 좁은 문이 아니라 평일 저녁 시민 강의실, 기업 임원교육, 방학 기간 청소년 캠프 안에서 더 두텁게 실현된다.

 

물론 제도가 열렸다고 모든 것이 자동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평생교육사 운영 기준, 학점·비학점 트랙 설계, 인천시민대학·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등 기존 인프라와의 연결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해졌다. 외국 대학 캠퍼스는 학위만 주는 곳이 아니라 지역과 오래 함께 배우는 동반자여야 한다.

 

유학의 담장이 낮아진다는 것은 외국 대학의 가치가 소수에서 다수로, 한 시기에서 평생으로 확장된다는 뜻이다. 평생학습은 결국 시민이 자기 시대와 더 오래 대화하는 방식이다. 인천에서 시작된 작은 입법이 한국 평생학습의 외연을 넓혔다. 이제 그것을 어떻게 채워갈지가 다음 과제다. 좋은 동반자는 담장을 낮춘 뒤에 비로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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