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경제인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을 방문한 LS·롯데·두산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인공지능(AI)·전력망·반도체 소재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일본 기업과 협력 확대에 나선다.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양국 기업 간 '산업 연대'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1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58회 한일경제인회의'에는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맡은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형희 SK 부회장, 이재언 삼성물산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스미토모상사, 스미토모화학, 도요타자동차, 노무라홀딩스 등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양국 기업 간 협력 논의가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AI·에너지·첨단 제조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전환 시대에 데이터센터 구축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 인프라와 반도체 공급망에서 협력이 절실해졌다.
LS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이 과거 히타치전선과 기술 협력 관계를 맺었고, LS MnM 역시 일본 한일공동제련(JKJS)에서 투자를 받는 등 합작 경험이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력망 고도화 수요가 늘어나면서 초고압 케이블(HVDC)과 전력 시스템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과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두산그룹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일본과 접점을 확대한다. 두산은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기판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기업이 강점을 지닌 소부장 기술과 두산의 생산 역량이 결합되면 상당한 시너지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유통·식품을 넘어 바이오 분야에서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재계와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인으로 꼽힌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일본 소재 글로벌 제약사와 항암 신약에 대한 위탁개발·생산 수주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양국 기업 간 AI 협력이 가장 기대된다. 대표적인 제조 강국이라 피지컬 AI 분야에서 상호 보완 역할을 할 수 있다.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메모리와 AI 응용 기술이 있고, 일본은 세계 최고 소부장 로보틱스 강국"이라며 "현재 양국 제조업이 정체된 국면에서 AI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업 AI는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미래 산업 경쟁력과 공급망 안정성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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