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합의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를 방문한 지 4개월 만에 성사됐다. 두 정상은 7개월간 네 차례 만나면서 한때 끊어졌던 '셔틀외교'의 완전한 회복을 알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에서 "한·일 양국 정상이 서로의 고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어렵다"며 "두터운 우정과 유대를 바탕으로 한·일 관계가 수도를 넘어 지역 구석구석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공급망 파트너십' 확대로 국내 에너지업계 불안정성 해소
양국 정상은 최근 중동 상황으로 인한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에 대응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3월 체결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의 성과를 바탕으로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다카이치 총리의 제안에 따라 공급망 위기를 겪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의 자원 공급망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핵심 에너지원인 LNG(액화천연가스)와 원유 분야의 협력도 대폭 강화된다. 양국은 'LNG 수급 협력 협약서'를 기반으로 협력을 넓히고, 원유 수급 및 비축과 관련한 정보공유와 소통 채널을 구체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에너지·자원 분야 협력 방안은 국내 정유 및 가스 산업계에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정학적 위기 때 원유와 LNG의 정보 공유 및 비축 소통 채널이 강화돼 수급 불안정성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 도입 과정에서 양국이 협상력을 높이거나 수급을 다변화할 수 있어 고유가·고환율에 직면한 국내 제조업 전반의 생산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반도체와 일본 소부장 기술력 결합 기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첨단기술 분야의 청사진도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AI 분야 강점을 바탕으로 한 호혜적 협력을 강조하며, 양국 기업과 국민이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선도하는 주역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아울러 우주 탐사와 바이오 분야 협력도 심도 있게 논의됐다.
국내 산업계는 이번 합의를 통해 국내 AI·반도체·우주항공 기업들이 글로벌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HBM 등) 제조 역량과 일본의 차세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면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도 안정적인 미래 첨단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AI 기본사회'를 위한 양국 간 협력은 향후 국제 표준 규범 제정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의 목소리를 키우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초국가 스캠 범죄 공동대응 및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국민 안전을 위한 구체적 민생 성과도 발표됐다.
양국 경찰청 간 체결된 '초국가 스캠 범죄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 각서'를 통해 보이스피싱 등 범죄 위협에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으며, 인공지능 시대의 개인정보보호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 조세이 탄광에서 발굴된 유해의 DNA 감정을 곧 시작하기로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안동 회담이 통상 환경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대폭 낮춰 금융 시장 전반의 안정성을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일부 완화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셔틀외교 정착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제거됨에 따라 정상회담 일정과 맞물려 도쿄에서 열린 '한일경제인회의' 등 민간 차원의 비즈니스 파트너십과 투자 유치 활동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 안보 협력 재확인
안보 분야에서는 최근 최초로 차관급 격상되어 개최된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를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고,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역내의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중·일 3국이 서로 존중하고 공통의 이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구축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다카이치 총리에게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며 "양국이 함께 번영하고 국민들이 혜택을 피부로 느끼는 '국민체감형' 협력 방안을 끊임없이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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