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과징금 꼼수’에 칼 빼든 공정위····‘버티기·감경 관행’ 퇴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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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과징금 꼼수’에 칼 빼든 공정위····‘버티기·감경 관행’ 퇴출 본격화

이뉴스투데이 2026-05-19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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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부과기준율 상향, 자진시정·협조 감경 한도 축소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 행정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정거래위원회가 과징금 부과기준율 상향, 자진시정·협조 감경 한도 축소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 행정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경진 기자] 정부가 대규모유통업법 고시 개정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국 부활 움직임을 통해 유통가의 불공정 행위 대한 전방위적인 규제 압박에 나섰다.

유통업계 일각에선 앞으로 증대될 과징금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압박 수위에 따른 기업현장의 여파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과징금 부과기준율 상향 및 자진시정·협조 감경 한도를 각각 최대 10%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이번 대규모유통업법의 핵심 내용은 △과징금 부과기준율 확대 △반복 법위반 가중 △감경 사유 정비로, 사업자의 부당이득 환수와 법 위반 억제력을 제고하는 한편 집행과정에서 발견된 제도개선 사항을 보완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된다.

고강도 규제 전환의 배경에는 유통업체의 비대해진 영향력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몇몇 유통업체가 시장을 분점해 문제가 발생해도 사회적 파장이 크지 않았으나, 최근 쿠팡을 비롯한 대형 이커머스 기업들의 영향력은 국가 경제와 국민 생활 전반을 흔들 정도다.

실제 홈플러스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는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받아왔으며, 내부 손해를 납품업체에 전가하고 부당 반품 및 인건비를 미지급해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과거의 부당 전가 행위에 위법 판결을 내리며 홈플러스의 상고를 기각했으나, 이후에도 경영 실패 부담을 협력업체에 전가하는 버티기식 관행 문제가 이어지며 논란을 키웠다.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법 위반으로 적발되더라도 대형 로펌을 선임하거나 협조 감경 제도를 활용해 규제를 유연하게 회피해 왔던 관행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정부의 강력한 엄벌주의적 정책 전환으로 풀이된다.

이번 고시 개정안을 시작으로 대형마트·백화점·이커머스 등 유통업계의 ‘버티기식 소송’이나 ‘조사 협조를 통한 과징금 깎기’ 관행에 제한이 걸릴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행정예고는 불공정 행위를 반복하는 일부 사업자들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반복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가중 비율을 상향하고 기존 감경 규정을 정비함으로써 실질적인 법적 경각심을 높이고자 한다”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 주요 내용. [그래픽=이경진 기자]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기준 주요 내용. [그래픽=이경진 기자]

반면 이번 개정안 행정예고에 따른 기업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우려하는 의견도 나온다. 원칙적으로는 규제 강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일방적인 처벌 위주의 행정이라는 부정적 의견과 함께 처벌 수위 강화 및 감경 한도 축소에 따른 기업들의 대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법 제도가 급변하는 유통 환경과 이커머스 시장의 속도를 완벽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이 고의성 없이 고도화된 시장 환경이나 제도적 미비로 인해 실수를 범했을 때도 처분만 강화한다면 억울한 피해를 보는 기업이 속출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행정예고안에 포함된 ‘불복 소송 시 진술을 번복하면 감경을 직권 취소하는 조항’도 법적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소송 과정에서 진술이 바뀔 수 있는 가변성을 인정하지 않고 제재 수단으로 삼는 것은 기업의 정당한 법적 방어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유통업계 안팎에서 부작용과 법적 침해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공정위는 규제 강화의 취지와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며 각종 우려에 대해 전면 반박했다.

이번 고시 개정에 대해 공정위는 법적 한도 자체를 상향하는 것이 아닌 기존 테두리 안에서 상습적인 위반 행위에 대한 가중 처벌을 강화하는 조치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산업 위축 우려와 특정 기업 겨냥 의혹에 대해 명백히 선을 그었다.

공정위의 조사와 제재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에만 한정돼 실행되는 만큼 대다수 기업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에는 부담을 주거나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상적인 행위까지 과징금 제도로 위축시킬 의도는 전혀 없으며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불공정 행위를 정조준한 것”이라며 “그 외의 기업 경영 활동에 부담을 주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라고 과도한 우려를 일축했다.

한편 고시 개정안을 통한 제도적 정비 시도와 함께 지난 21년전 폐지된 공정위 조직인 ‘조사국’의 부활 움직임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기도 했다. 강력한 제도적 규제와 강도 높은 현장 조사를 병행해 유통업계의 불공정 관행을 뿌리 뽑겠다는 정부의 ‘투트랙 전략’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백화점·편의점·생활용품점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 끊이지 않는 잡음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 강화 자체는 불가피하다고 판단, 정부의 규제 강화 및 견제 조치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조사국 부활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은 없지만, 유통산업 내 불공정 행위에 대한 적극적 차단 시도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특정 업태나 표적을 정해두고 압박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투명한 기준 아래서 규제 제도가 작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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