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노사 갈등이 막판 협상과 파업 운영 문제로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성과급 제도화 협상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법원 결정 이후 필수 인력 투입을 둘러싼 공방도 커지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을 진행했다. 총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협상이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은 합의 가능성에 대해 “될 가능성도 일부 있다”면서도 “한두 가지 쟁점이 정리가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성과급 제도화 방식이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고 상한도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영업이익의 10%나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를 재원으로 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재원 배분 방식도 쟁점이다. 노조는 부문 공통 재원 70%, 사업부별 재원 30% 방식으로 나누자고 요구하고 있다. 이 경우 반도체(DS) 부문 내 흑자 사업부와 적자 사업부 간 격차가 줄어든다.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 훼손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노측 대표 교섭위원인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사후조정이 결렬되면 중노위가 절충안을 낼 수 있지만,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노조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사업장 운영을 둘러싼 충돌도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에 보낸 공문에서 쟁의행위 기간 안전업무와 보안작업이 정상 유지될 수 있도록 평상시와 동일한 수준의 근무표를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일 단위 필요 인원은 총 7087명이다. 안전업무 2396명, 보안작업 4691명이다. 안전업무에는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사업부와 AI센터 등이 포함됐고, 보안작업에는 메모리 2454명, 파운드리 1109명, 반도체연구소 566명 등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노조는 근무표에 의해 안내받은 조합원들이 정상 출근해 안전업무와 보안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이 안전보호시설과 시설 손상 방지, 제품 변질 방지를 위한 인력 투입을 평상시 수준으로 유지하라고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노조는 사측에 더 구체적인 자료를 요구했다. 초기업노조는 “쟁의 참여 여부에 관해 해당 파트 조합원에 대한 지휘가 가능한 정도로 구체적 파트별 인원이 특정된 자료를 발송해달라”고 전했다. 또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조합원을 먼저 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갈등은 노조 내부로도 번지고 있다. 초기업노조 일부 조합원들은 파업 결의 절차와 지도부 발언에 위법 소지가 있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이들은 노조가 조합원을 압박하고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채 파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진정인들은 최 위원장이 지난 3월 유튜브 방송에서 파업에 협조하지 않는 근로자의 명단을 관리해 향후 전환 배치나 해고에 우선 안내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을 문제 삼았다. 파업 불참 조합원에 대한 사실상 불이익 예고라는 주장이다.
교섭 요구안 마련 과정도 논란이다. 진정인들은 노조가 성과급 분배 비율 변경 요구에 대해 설문조사로 확정된 사안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 설문에는 해당 문항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파업과 규약 개정을 결의한 총회가 7일 전 공고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냈다.
조합비 인상 방식도 쟁점으로 제기됐다. 진정인들은 노조가 조합비 결정을 운영위원회에 위임하고 쟁의 기간 조합비를 5배로 올린 것은 총회 전속 결의사항으로 둔 노조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조의 민주성과 대표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도 파업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파업이 발생했을 때의 악영향을 우리 모두가 알면서도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시사한 상태다.
삼성전자 총파업을 둘러싼 갈등은 성과급 제도라는 임금 쟁점을 넘어 필수 인력 운영, 법원 결정 이행, 노조 내부 대표성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막판 사후조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 생산 차질 우려와 내부 갈등을 동시에 안은 채 총파업 국면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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