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달 포항에서 국토교통부로부터 수소환원제철(하이렉스) 건립용지 조성을 위한 산업단지계획 변경 인·허가를 승인받고 전용부지 조성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상 부지는 포항시 남구 송정동 일대로, 매립 면적은 135만3804㎡(약 40만평)에 달한다. 연산 30만톤(t) 규모 테스트 설비를 202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은 기존 고로(용광로) 공정에서 사용하던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현재 철강 생산은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기 위해 석탄을 태우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이 과정에서 대량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한다. 이와 다르게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면 산소와 결합해 물(H₂O)이 생성되기 때문에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철강업계에서 ‘꿈의 제철 기술’로 불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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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개발 중인 하이렉스는 수소를 이용해 직접환원철(DRI)을 만든 뒤 이를 전기용융로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기존 해외업체가 덩어리 철광석 형태를 사용하는 샤프트 퍼니스 방식과는 달리 가루 형태 철광석을 사용한다.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파이넥스(FINEX)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철을 만드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로와 고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생산체제를 통해 탄소 배출 감축에 나서고 있다. 이미 올 2월부터 기존 고로의 쇳물과 전기로의 쇳물을 섞어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을 당진공장에서 적용·가동 중이다. 기존 고로 쇳물 대비 20%가량 탄소가 저감된 고품질의 제품을 양산 중이다. 포스코 역시 다음달 중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를 가동할 예정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석탄 기반의 제철공장을 수소 기반 공정으로 전환해 기존 고로 제품에 비해 약 90% 탄소가 저감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철강업계가 저탄소 생산 체제 구축에 나선 것은 글로벌 탄소 규제 압박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EU는 수입하는 철강, 알루미늄 등 7개 제품에 대한 탄소배출량에 따른 인증서 구매·제출 의무화를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중국산 저가 물량을 견제하기 위해 탄소배출량이 많은 철강 수입을 제한하는 규제 논의가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흐름, 수소 공급망 확충이 친환경 설비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로 기반 생산 체제로 전환을 하려면 전력비 비중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다 수소 생산 비용이 더해질 경우 상용화가 쉽지 않을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은 단순히 설비 하나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철강산업 전체 생태계를 바꾸는 작업”이라며 “전략 인프라와 수소 공급망, 탄소 인증 체계를 서둘러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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