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잘 들리고 잘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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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은평구의 한 골목길에 설치된 방범용 비상벨을 누르자, 수화기 너머 관제센터 근무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최근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을 계기로 학생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가운데,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이 직접 통학로 주변 치안 시설을 점검하며 방범용 비상벨의 정상 작동 여부를 직접 확인했다.
이날 박 청장은 학생들이 실제로 이동하는 통학로와 학원가, 버스정류장, 주거지 골목 등을 걸으며 생활 동선상의 위험 요인을 점검했다. 이번 점검에는 김현환 은평경찰서장 등 경찰 관계자, 자율방범대·은평시니어클럽·모범운전자 등 협력단체를 포함해 60여 명이 함께했다.
박 청장은 점검 과정에서 최근 업무협약을 체결한 서울지방우정청 집배원, hy(한국야쿠르트) 프레시매니저와 만나 치안 협력을 당부했다. 박 청장은 “매일 골목길 구석구석을 누비는 여러분이야말로 지역 사회의 파수꾼”이라며 “여러분의 활동이 지닌 순찰 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격려했다.
일대를 순찰 중이던 경찰관과 만나서는 “이렇게 돌아다니면 주민들이 좋아하시나”라고 물었고, 현장 경찰관은 “가시적인 순찰 활동을 벌이면 주민들께서 확실히 안심하시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학교 주변에 설치된 방범용 비상벨을 직접 눌러보며 장비의 실효성을 검증했다. 구형 1세대 비상벨을 살펴본 박 청장은 “소리가 더 컸으면 좋겠다”며 “어린 아이들이 누르기에는 위치가 너무 높은 것 같다. 손이 닿지 않을 수 있으니 신형으로 교체할 때는 높이를 낮추는 방안도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현재 은평구는 해당 구형 비상벨을 올 5월까지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박 청장은 주변 전신주에 ‘폴리스 CCTV 작동중’이라는 노란색 안내 스티커를 직접 부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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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청장은 은평구 소재 선일여중·여고를 방문한 뒤 리플릿을 배부하고, 학생들에게 등하굣길 취약지점과 범죄 예방 수칙 등을 안내했다.
학교 측은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을 언급하며 여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털어놨다. 학교 관계자는 “여학교 특성상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고 귀가할 때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다”며 “인근 연신내역 일대에서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주취자들을 마주칠 때면 교사인 저조차 두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청장은 “경찰이 학교의 의견을 직접 듣고 어느 시간대에 순찰이 필요한지 파악해 움직이는 것이 바로 ‘맞춤형 예방’”이라며 “불안한 요소가 있으면 미리 알려달라”고 답했다. 동행한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언급하며 “SPO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드론 순찰 시현도 함께 진행됐다. 고도 50m 상공으로 날아오른 드론은 30배 줌 기능을 활용해 학교 정문을 나서는 학생들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선명하게 포착했다. “100m 상공에서도 줌을 당기면 차량 번호판까지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는 경찰 관계자의 설명에 박 청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주로 실종자 수색 중심으로 드론을 활용하고 있지만, 이번 ‘학생 안전 주간’에 맞춰 앞으로 주요 통학로와 치안 취약 지역에도 드론 순찰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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