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ELS 반려가 드러낸 금융위·금감원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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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ELS 반려가 드러낸 금융위·금감원의 숙제

이데일리 2026-05-19 17:06: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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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2023년께 홍콩H지수가 급락하면서 불완전판매 논란을 낳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관련 제재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금융위원회가 시중은행에 대한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담긴 제재안을 금융감독원으로 돌려보내면서다. 표면적 이유는 보완 요구다.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반려를 단순한 절차적 보완으로만 보지 않는다. ‘조 단위 과징금’을 둘러싼 감독 당국 내부의 시각차와 금융위·금감원 이원 감독체계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월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피해 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정례회의에서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관련 은행권 제재안을 금감원으로 반려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개 반려라기보다 사실관계와 법리 보완 요청”이라며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안인 만큼 위원회 절차에 따라 자료를 배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 내부에선 적지 않은 당혹감이 감지됐다. 금감원은 애초 ELS 사태의 사회적 파장이 컸던 만큼 최대 수준 제재안을 먼저 제시하고, 이후 금융위 단계에서 최종 조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제재는 금감원 차원에서 검사와 제재심이 열리고, 이후 금융위 의결 과정을 거치며 수위가 조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 ELS 과징금도 처음 검토 단계에서는 4조원대까지 거론됐지만, 사전 통보 과정에서 2조원대로 낮아졌고 다시 제재심을 거치며 1조4000억원 수준까지 감경됐다. 금감원 입장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조정이 이뤄졌다는 인식이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의 공개 반려 결정과 보도참고자료 배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한 감액 문제가 아니라 자칫 외부에서는 금감원의 법리 검토가 미흡했던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실무적으로 조정 가능한 사안이었다”, “공개 반려 방식은 다소 이례적이었다”는 반응도 흘러나온다.

금융위의 고민도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 최근 금융당국은 주요 제재 관련 소송에서 부담을 안고 있다. 여기에 홍콩 ELS 관련 민사 재판에서는 은행 책임을 제한적으로 인정하는 판단도 일부 나왔다. 투자자의 투자 경험과 상품 이해 수준 등을 고려해 설명의무 위반을 폭넓게 인정하지 않은 판결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단위 과징금을 그대로 확정했다가 향후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부담은 최종 의결권자인 금융위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최근 생산적 금융과 포용 금융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은행권에는 중소기업·취약차주 지원 확대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조 단위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 정책적으로 맞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을 수 있다. 금융위 입장에서는 엄정 제재와 금융 지원이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금감원의 대응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최근 “과징금이 더 내려갈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협의해 봐야겠지만 그런 방향이지 않겠냐”고 답했다. 사실상 추가 감액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금감원이 금융위와의 갈등 구도보다는 재검토를 통해 조속히 결론을 내는 쪽으로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시장에서는 최종 과징금 규모가 1조원 아래로 낮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사안은 금융위·금감원 이원 감독체계의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감원은 검사와 제재 실무를, 금융위는 최종 의결을 맡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책임과 권한의 경계가 늘 명확한 것은 아니다. 강한 제재와 감액이 필요할 때마다 최종 책임을 둘러싼 긴장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ELS 과징금 논란은 결국 금융위·금감원 이원 감독체계가 다시 답해야 할 질문을 꺼냈다. 강한 제재와 감액 사이 최종 책임은 누가 지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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