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된 선별 정보만 줄줄이 게시…지방선거 노린 '단톡방 선동'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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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선별 정보만 줄줄이 게시…지방선거 노린 '단톡방 선동' 주의보

르데스크 2026-05-19 17:00: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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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SNS메신저의 '단체 채팅방'(이하 단톡방)을 활용한 정치적 선동 행위가 또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등장한 선동 방식은 의도가 훤히 보였던 과거와 달리 교묘하고 치밀하게 타인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쪽으로 설계된 경향을 보여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 당하는 사람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정도이다 보니 적발이 쉽지 않고 설령 적발한다 해도 제대로 처벌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타깃 똑같은 뉴스·AI이미지만 꾸준히 게시…카톡 단톡방 활용한 '정보 편집' 선동 기승

 

카카오톡에 개설된 한 단톡방. 소개글에는 '주요 뉴스와 정보를 공유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흔히들 말하는 '정보 공유방'의 소개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톡방 참가 인원은 2500명에 육박했다. 르데스크가 해당 단톡방에 입장해 약 일주일 간 단톡방에 공유되는 게시물을 살펴본 결과, 유독 눈에 띄는 특징 하나가 포착됐다. 단톡방에 올라오는 게시물은 주로 언론사 기사 링크(URL)나 제목 캡쳐 이미지, AI 프로그램으로 만든 이미지 등이었는데 놀랍게도 현 정부·여당에 불리하거나 반대 세력에 유리한 내용이 유독 많았다.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SNS메신저의 '단체 채팅방'(이하 단톡방)을 활용한 정치적 선동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분히 정치적으로 편향된 정보만 선별적으로 공유되고 있다고 판단될 만한 수준이었다. 채팅을 통해 특정 정당이나 소속 정치인을 비방하는 글을 적었던 과거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특히 겉으로는 철저히 정보 공유를 표방하고 있어 정치적 의도를 가진 선별적 정보 편집이라고 단정 짓기에도 애매한 측면이 없지 않아 보였다.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해당 단톡방에 입장해 있는 일주일 동안 정부·여당과 관련된 부정적 내용의 언론 기사를 수두룩하게 접했고 풍자를 표방한 AI이미지도 여럿 목격했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단톡방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포착됐다. 공유 목적의 게시물로 올라오는 언론 기사와 이미지 등은 정부·여당에 불리한 내용이 유독 많았다. 주로 공유된 게시물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자가 연루된 30년 전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된 기사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반도체 기업의 초과이익 발언 관련 기사 ▲나무호 피격 사건과 관련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공개적 비판 발언을 다룬 기사 ▲ 특정 이슈와 관련된 청와대·정부 해명에 대해 소위 말하는 '받)' 형태로 재반박하는 내용 등이었다.

 

이미지 형태로 공유되는 콘텐츠도 성격은 비슷했다. ▲정원오 후보자 사건의 공론화를 주도한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 캡쳐 이미지 ▲상대방을 때리는 한 게임 화면 위에 정원오 후보자 얼굴을 붙여 편집한 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의 SNS 게시물 캡쳐 화면과 비판적인 내용이 적힌 타 온라인 커뮤니티 댓글창 캡쳐 화면을 교묘하게 붙인 이미지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적은 한 국회의원의 SNS 게시물 캡쳐 이미지 등이 대표적이었다.

 

A가 운 띄면 B가 호응 유도…"표현의 자유 악용한 선동, 이용자 스스로 경계감 가져야"

 

한 단톡방에서는 조금 더 노골적인 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정부·여당에 비판적인 언론 기사나 이미지 등이 자주 올라왔는데 게시물이 올라온 후에는 누군가가 채팅창에 게시물 내용을 재차 강조하거나 동조하는 글을 올리는 식이었다. 해당 단톡방을 약 3일 동안 유심히 살펴본 결과, 놀랍게도 게시물을 올리고 대화의 물꼬를 트는 인물은 소수의 몇몇으로 정해져 있었다. 가령 A가 게시물을 올리면 B가 게시물 내용에 동조하고, 또 몇 분 후에 B가 게시물을 올리면 C가 호응했다. '핑퐁게임' 하듯 서로 주고받으며 다른 단톡방 참여자들의 이목을 끄는 모습이었다.

 

▲ '정보 편집' 기술을 활용한 선동 행위는 사기나 다름없고 실제로 나중에는 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사진=AI이미지/chat gpt]

 

취재 도중 새로운 사실도 추가로 포착됐다. 비슷한 성격을 지닌 단톡방에 같은 게시물이 거의 동시에 올라오는 장면이 목격됐다. 게시물의 내용과 올린 시점은 같았지만 대화방 별로 대화명은 달랐다. 그런데 두 대화방의 대화명을 별도로 적어두고 수일 간 지켜보는 과정에서 같은 장면이 수차례 목격됐다. 동일한 사람이 여러 단톡방을 오가며 선동 행위를 벌이거나 혹은 해당 인물이 직접 비슷한 성격의 단톡방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었다.

 

카톡 단톡방을 이용한 편향 정보 제공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해당 행위는 비슷한 사실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는 고도의 '정보 편집' 기술을 활용한 고도의 선동 전략으로 보여진다"며 "행위가 벌어지는 카톡 단톡방 자체가 국민 간 소통 창구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적발 자체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미 보도된 언론 기사 자체가 허위 정보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처벌 근거를 찾기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는 '정보 편집' 기술을 활용한 선동 행위는 사기나 다름없고 실제로 나중에는 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금과 같이 '정보공유방'이라는 제목을 붙여 참가자를 모집한 후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특정 기업 또는 종목에 우호적인 언론 기사만 올리는 식의 사기 행위가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다만 카톡 단톡방이라는 사적 공간에 대한 검열 등은 '표현과 사상의 자유'라는 헌법 가치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결국 행위자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 보단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경계할 수 있게끔 꾸준히 심각성을 알리는 식의 이른바 '영업 방해' 대책이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실에 기반한 기사나 이미지라도 특정 방향의 정보만 반복적으로 노출하면 이용자의 판단 구조 자체를 왜곡할 수 있다"며 "법적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회색지대에 있는 만큼 플랫폼의 기술적 대응과 함께 이용자 스스로 정보 소비에 대한 경계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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