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제조 거인 TSMC가 인공지능 시대를 겨냥한 독자적인 기술 비전을 내놓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4일 신주 본사에서 개최된 연례 기술 포럼 행사장에서 이 같은 청사진이 발표됐다.
장샤오창 사업개발 수석 부사장의 입을 통해 'AI 3단 케이크' 개념이 처음 소개됐다. 컴퓨트(연산), 3D 통합, 광자·광학 기술을 층층이 쌓아 올린다는 구상이다. 특히 반도체와 광학소자를 단일 기판에 결합하는 공동패키징광학(CPO) 기술이 업계 차세대 핵심 화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트랜지스터 기반 연산 능력, 첨단 패키징을 통한 시스템 통합, 데이터 전송 병목을 뚫는 고속 연결 기술이 삼위일체를 이룰 때 AI 가속기 성능의 천장이 결정된다는 게 핵심 논지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 동력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0년간 스마트폰이 이끌었던 시장 확대를 향후에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대형언어모델(LLM) 훈련 수요에서 추론 응용 단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매출 전망치는 낙관적이다. 당초 예상보다 4년 이상 앞당겨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약 1,506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30년에는 AI와 고성능컴퓨팅(HPC) 기여도가 55%에 달해 스마트폰 비중 20%를 크게 앞지르며 1조5천억 달러(약 2,259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청사진도 제시됐다.
첨단 공정 로드맵도 구체화됐다. 2나노 공정은 지난해 4분기 계획대로 양산에 돌입했으며, N2P와 A16(1.6나노) 공정 제품은 올해 하반기 양산이 예정돼 있다. 개량형 N2X는 2028년, A13(1.3나노)과 A12(1.2나노)는 2029년 양산 일정이 잡혔다. 2나노 칩 탑재 스마트폰은 올해 하반기부터 소비자 손에 들어갈 전망이다.
2나노 관련 설계 최종 확정안 25건이 접수됐고,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단계인 고객사 설계도 70건을 넘어섰다는 사실이 이날 처음 공개됐다.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올해 초 제시한 'AI 5단 케이크' 개념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된다. 황 CEO는 에너지, 칩·컴퓨팅 인프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AI 모델, 애플리케이션 등 5개 영역에 수조 달러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를 적층 케이크에 빗댄 바 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