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유진 기자 | 사상 첫 8000선을 밟은 코스피가 외국인 자금 이탈 속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제 유가 급등과 글로벌 금리 쇼크가 겹치며 증시 충격이 커진 모습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와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을 단기 과열 해소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5일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터치한 직후 6.12% 급락해 7493.18에 마감했다. 이후 전날에는 소폭 반등하며 7500선을 회복했으나, 이날 장중 4% 넘게 내려 7100선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피 급락 과정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코스피 7000선 달성 다음 날인 이달 7일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가며 총 35조7310억 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일주일(5월 11일~18일) 외국인 순매도 상위 1·2위 종목은 SK하이닉스(10조9741억 원), 삼성전자(9조5618억 원)다. 최근 상승장을 주도했던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차익실현 물량이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 고유가·고금리 충격…외국인 이탈 가속
외국인 이탈의 배경에는 고유가·고금리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쟁 이전 배럴당 60달러선을 유지하던 브렌트유 가격이 최근 110달러선을 돌파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2.10달러를 기록했다.
높아진 유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며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의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5.16%까지 치솟아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물과 2년물 금리도 각각 4.63%, 4.10%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달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 6.0%, 소비자물가지수(CPI) 3.8% 등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국 기준금리가 더욱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또한 코스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본격 출회된 것까지 겹치며 증시 전반에 부담이 커진 모습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날 한때 82.23까지 치솟으며 시장의 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 외국인 투매에도 펀더멘털은 견조…개인이 뒷받침
다만 외국인 순매도를 단순히 '이탈 신호'로만 볼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증권 김재승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지만, 보유 지분이 집중된 반도체 업종의 시가총액이 더 빠르게 늘면서 코스피 전체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2020~2022년보다도 작은 수준"이라며 "코스피 과열 시그널이 완화되고 매크로 환경이 개선될 경우 지난 4월처럼 외국인의 순매수가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도 핵심 펀더멘털은 훼손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 이번 조정을 일시적 노이즈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639개사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56조3194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5.83% 증가한 규모다.
또한 외국인의 '팔자' 공세에 맞서 개인투자자의 '사자' 수급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32조689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만큼 개인 투자자가 받쳐주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 증시 충격 우려가 컸지만,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 유입이 확대되면서 시장 체력이 이전보다 강해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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