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표 대학가인 2호선 홍대입구역·신촌역 인근 상권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사무실로 쓰이던 오피스 건물 일부 층에 숙박시설 임대 계약이 맺어졌다.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숙박·관광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학가 매출은 늘었지만 소규모 상가 공실률도 높아졌다. 주 소비층이던 20대 비중이 줄고 배달·온라인·무인 등 비대면 소비가 확산한 영향이다.
19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마스타 빌딩 일부 층에 최근 숙박시설 운영을 위한 임대 계약이 체결됐다. 이 건물은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로 홍대입구역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있다. 당초 마스타자동차 사옥으로 쓰였고 통매각이 추진됐으나 철회된 뒤 지난해 4분기부터 임대 매물로 나왔다.
임대료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가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신촌역 도보권인 피델리아타워의 한 임대 매물은 지난해 3분기 전용면적당임대료, 즉 NOC가 17만4200원이었다. 2022년 1분기 14만2500원, 2024년 4분기 17만800원에서 오른 수치다. NOC는 임대료와 관리비를 합친 실질 임차 비용을 의미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홍대·합정의 오피스 공실률은 올해 1분기 6.1%로 서울 평균인 5.2%보다 높았지만 지난해 3~4분기에는 서울 평균을 밑돌았다. 전우진 정선에스테이트 대표는 “이 지역 오피스 임대는 공급량이 제한적이어서 최근 3년간 새로 들어선 대형 건물들은 준공 전부터 임대가 맞춰지는 분위기”라며 “꾸준한 수요가 있다 보니 임대료도 매년 3~5%는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가 붙으면서 홍대입구역 상권 매출도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홍대입구역 발달상권의 지난해 매출액은 6187억원으로 2021년 4755억원에 비해 약 30.1% 늘었다. 2022년 5903억원, 2023년 6260억원, 2024년 6359억원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방한 외국인 전용 결제 플랫폼 와우패스를 운영하는 오렌지스퀘어에 따르면 마포구 홍대는 외국인 관광객 소비 3위 지역이다.
반면 신촌역 발달상권은 주춤하는 분위기다. 신촌역 발달상권 매출액은 2021년 3312억원, 2022년 3838억원, 2023년 4170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4년 4072억원, 지난해 3826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같은 대학가 상권 안에서도 외국인 관광 수요와 유동인구 회복세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다만 늘어난 매출의 온기는 골목 곳곳에 퍼지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대학가 일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크게 뛰었다. 소규모 상가는 높이 2층 이하, 연면적 330㎡ 이하인 일반 상가 건축물을 뜻한다.
홍대·합정 지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3분기 14.2%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2025년 2분기 4.6%보다 3배 이상 치솟았다. 올해 1분기에도 공실률은 13%로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신촌·이대 지역도 지난해 3분기 15.1% 공실률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까지 같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2025년 2분기 4.6%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아졌다.
대학가 주 소비층이던 내국인 20대 비중도 감소했다. 신촌역 상권에서 20대 매출 비중은 2021년 33.3%에서 지난해 27.2%까지 떨어졌다. 홍대입구역에서도 2021년 47.9%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던 20대 매출 비중이 지난해 43.4%로 4.5%포인트 줄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 조치가 지난해 9월 종료되면서 매출 회복이 더딘 소규모 점포의 금융비용·임대료 부담이 커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소비 패턴 변화의 영향이 크다”며 “배달이나 비대면, 무인 형태 소비 방식이 증가하면서 과거처럼 직접 방문하는 소비가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실률이 두 배 이상씩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은 정책 영향도 굉장히 크다는 의미”라며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만기 연장 종료와 맞물려 취약한 점포부터 부담이 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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