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권력지도] ① 삼성은 AI·SK는 HBM…LG전자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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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권력지도] ① 삼성은 AI·SK는 HBM…LG전자는 어디에?

한스경제 2026-05-19 15: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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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중심으로 산업 질서가 재편되면서 기업 경쟁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단순 실적이나 외형 성장보다 미래 산업 주도권과 전략 방향성 그리고 총수 리더십의 실행력이 기업 가치와 존재감을 좌우하는 시대다. 국내 주요 그룹 가운데 LG는 오랜 기간 안정적 지배구조와 조용한 경영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AI 전환기 속 시장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제 ‘안정적인 기업’을 넘어 ‘산업 판도를 이끌 기업’을 요구하고 있다. 본자는 [AI 권력지도] 시리즈를 통해 구광모 회장 체제의 LG가 AI 산업 재편 국면에서 어떤 방향성과 전략을 보여주고 있는지 그리고 미래 성장 서사를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의 대표 제품군을 활용해 AI 시대 산업 경쟁 구도를 형상화한 이미지./ChatGPT이미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의 대표 제품군을 활용해 AI 시대 산업 경쟁 구도를 형상화한 이미지./ChatGPT이미지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글로벌 산업 질서가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존재감도 빠르게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등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 강화에 집중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앞세워 글로벌 AI 메모리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떠올랐다. 현대자동차 역시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과 로봇 사업 등을 통해 미래 산업 전환의 중심에 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LG전자는 생활가전과 전장 분야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AI 시대 핵심 플레이어로서의 상징성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좋은 기업이지만 AI 시대를 대표하는 강한 이미지가 선명하지 않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LG전자는 최근 AI홈과 webOS 플랫폼, 전장, 로봇, B2B 사업 등을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생활가전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강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장 사업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HVAC 등 B2B 영역 확대를 통해 사업 체질 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결국 무엇이 LG전자의 결정적 미래 사업인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사업 영역은 넓지만 AI 시대 산업 질서를 주도하는 대표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안정적이고 실적도 꾸준한 기업이지만 AI 시대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떠오르지는 못하고 있다”며 “삼성은 AI 반도체 생태계 SK하이닉스는 HBM처럼 시장이 바로 떠올리는 키워드가 있지만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상징성이 약하다”고 말했다.

▲ AI 기술 없는 건 아니다…문제는 ‘대표 서사’

일각에서는 LG전자를 단순히 AI 전환에서 뒤처진 기업으로 보는 시각은 과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LG는 그룹 차원에서 AI 역량 확대에 상당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을 중심으로 멀티모달 AI와 산업 특화 AI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계열사들과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는 AI홈과 스마트가전, webOS 플랫폼, 로봇, 스마트팩토리 등 생활 밀착형 AI 생태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와 함께 냉각 솔루션 사업도 미래 성장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서버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가 커지면서 칠러와 냉각수 분배장치(CDU) 등 HVAC 사업이 새로운 AI 인프라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 분야를 미래 B2B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키우고 있다.

문제는 기술 자체보다 시장에 각인되는 방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와 HBM이라는 선명한 키워드로 글로벌 시장 존재감을 확대하는 동안 LG전자의 AI 전략은 생활가전 플랫폼 전장 로봇 냉각 솔루션 등으로 분산돼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는 AI 기술이나 사업이 없는 회사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은 영역을 동시에 하고 있는 기업에 가깝다”며 “다만 시장은 지금 ‘무엇을 제일 잘하는 기업인가’를 강하게 원하고 있는데 LG는 아직 대표 서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생활가전 최강자였지만…AI 시대 중심축에선 고민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경쟁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LG전자의 사업 구조가 시장 기대와 다소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은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지만 AI 인프라 패권 경쟁과 직접 연결되는 구조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AI홈 전략 역시 생활밀착형 서비스 중심이라는 점에서 산업 지배력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AI 서버와 반도체 중심으로 시장 존재감을 키우는 동안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소비자 가전 중심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고 기본 체력도 좋지만 시장은 지금 안정성보다 산업 지배력을 원하고 있다”며 “AI 시대 핵심 플레이어라는 인식을 만들지 못하면 존재감은 계속 희미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좋은 기업'만으로는 부족…AI 시대 새 상징 필요

과거 글로벌 투자자들은 안정적 지배구조와 투명성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산업 내 위치와 미래 성장 서사 자본 효율성까지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문제 없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었다면 지금은 ‘산업 질서를 바꿀 기업’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라며 “LG 역시 안정적 이미지를 넘어 미래 산업에서 어떤 존재가 될 것인지 보다 명확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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