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금융당국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이 자주 놓치는 전환·중복가입 조건을 짚고 나섰다.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새 실손보험으로 갈아타더라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존 계약으로 되돌리기 어렵고, 여러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같은 의료비를 중복으로 받을 수 없다는 점을 환기하기 위해서다.
19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실손보험 관련 민원사례는 전환과 중복가입 과정에서 소비자가 놓치기 쉬운 조건에 초점을 맞췄다. 전환한 실손보험을 기존 계약으로 되돌릴 수 있는 기간부터 개인·단체실손 중복가입 해소, 해외여행보험의 국내 의료비 중복보상 제한까지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존 실손보험을 최근 판매 중인 실손보험으로 전환한 뒤 다시 기존 계약으로 되돌리려는 경우다.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는 갱신 보험료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낮은 4세대 실손보험 등으로 전환을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상품별 보장 구조가 다른 만큼 월 보험료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제도상 과거 가입한 실손보험을 새 실손보험으로 전환한 경우, 기존 계약으로 되돌리려면 전환 신청일로부터 최대 6개월 이내에 철회해야 한다. 다만 전환 이후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했다면 전환청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만 기존 계약으로 환원할 수 있다.
전환 계약과 기존 계약 사이에 보험료 차이가 있다면 차액도 정산해야 한다. 전환 이후 발생한 사고는 기존 계약 기준으로 보장된다.
싼 보험료 뒤에 숨은 ‘환원 시계’
금감원이 소개한 사례에서도 초기 실손보험 가입자인 A씨는 갱신보험료가 크게 오르자 비교적 보험료가 저렴한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후 공제금액이 크고 보장내용이 줄었다는 점을 알게 돼 기존 보험으로 환원을 요청했지만, 6개월이 지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월 납입 보험료가 낮아지는 효과에 먼저 눈길이 갈 수 있다. 그러나 실손보험 전환은 단순히 보험료를 줄이는 선택이 아니라 자기부담금, 공제금액, 비급여 보장 방식 등 보장 구조가 달라지는 선택이다. 병원 이용 빈도나 비급여 치료 가능성에 따라 실제 부담은 달라질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전환은 단순한 비용 절감 문제가 아니라 향후 의료비 부담 방식을 바꾸는 선택”이라며 “전환 전 기존 계약과 새 계약의 보장 범위, 자기부담률, 공제금액, 환원 가능 기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인실손보험과 회사 등을 통해 가입한 단체실손보험이 중복되는 경우도 점검 대상이다. 두 보험에 함께 가입돼 있다면 개인실손보험의 보험료 납입중지 또는 일부 보장중지를 신청해 보험료 이중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중지할 수 있는 범위는 단체실손보험과 개인실손보험 간 중복되는 보장종목에 한정된다. 상해입원, 질병입원 등 보장 항목이 겹치는 경우 해당 부분에 대해 중지를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개인실손보험을 체결한 보험회사에 해야 한다.
퇴직 등으로 단체실손보험이 종료된 경우에는 기존에 중지했던 개인실손보험을 1개월 이내에 재개해야 한다. 이 기간 안에 재개하면 별도 가입심사 없이 다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재개 시에는 기존 중지 시점의 상품이나 재개 시점에 보험회사가 판매 또는 보유 중인 상품 중 선택할 수 있다.
해외여행보험 가입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실손보험에 이미 가입돼 있다면 해외여행실손보험의 국내 의료비 담보에 추가로 가입하더라도 국내 의료비를 중복으로 받을 수 없다. 해외여행 중 상해나 질병이 발생해 귀국 후 국내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보험금은 중복 지급이 아니라 비례보상 방식으로 산정된다.
결국 전환한 보험은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기존 계약으로 되돌리기 어렵고, 여러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어도 같은 의료비를 두 번 받을 수는 없다. 보험료 부담을 줄이려는 선택이 예상과 다른 본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보험 전환이나 중복가입 해소 제도를 이용하기 전 기존 계약과 새 계약의 보장 내용, 보험료, 공제금액, 자기부담률, 환원 가능 기간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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