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자녀 양육은 엄마의 역할’이라는 인식에 대해 관련 조사 이래 처음으로 반대 응답이 동의 응답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돌봄과 육아를 여성에게만 책임지우던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부모 공동양육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보육을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제20차 한국복지패널 조사·분석 보고서’에 실린 지난해 2월 24일부터 6월 23일까지 한국복지패널 73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어린 자녀는 집에서 엄마가 돌봐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한 응답은 33.83%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 첫 조사 당시(64.7%)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수치다. 반면 해당 주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34.12%로, 동의 응답보다 0.29%p 높았다. 2007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반대 응답이 동의 응답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7년 첫 조사에서는 ‘육아는 여성의 역할’이라는 인식이 뚜렷했다. 당시 ‘어린 자녀는 집에서 어머니가 돌봐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 비율은 64.7%(매우 동의 16.4%, 동의 48.3%)에 달한 반면, 반대 응답은 17.6%(매우 반대 1.7%, 반대 15.9%)에 그쳤다.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지난 18년간 돌봄과 육아를 여성만의 책임으로 보지 않는 방향으로 사회 인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소득 가구에서는 자녀 돌봄을 여전히 어머니의 역할로 보는 인식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원의 경우 ‘어린 자녀는 집에서 엄마가 돌봐야 한다’는 의견에 찬성한 비율이 39.06%로, 일반 가구원(33.11%)보다 높았다. 이와 반대로 일반 가구에서는 해당 주장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찬성 응답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맞벌이 가구 여성들이 체감하는 돌봄·가사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한국노동연구원이 발간한 ‘패널브리프 2026년 2월호’에 따르면 미취학 자녀를 둔 맞벌이 여성의 81.2%가 ‘시간빈곤’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빈곤은 노동이나 돌봄 등 필수 활동 이후 수면·휴식·여가에 사용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한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구의 하루 평균 의무시간(노동·돌봄·통근 등)은 668분(약 11시간 8분)으로, 취학 자녀 가구(589분)나 성인 자녀 가구(536분)와 비교해 길었다. 반면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재량시간과 여가시간은 가구 유형 가운데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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