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가운데 국고채 금리가 4%대를 돌파하고 물가까지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3고(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장기화가 촉발한 글로벌 긴축 우려가 국내 시장까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2%포인트 오른 연 4.239%로 마감했다. 이미 지난 12일 2년 6개월 만에 4%를 돌파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년물 역시 연 3.757%로 2023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채권시장도 동시에 요동치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고, 일본 10년물 금리도 2.7%를 돌파하며 20년 넘게 유지되던 저금리 체제를 사실상 벗어났다. 시장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재개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 역시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00.3원에 마감하며 심리적 저항선을 넘어섰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을 자극해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릴 경우 물가 압력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물가 흐름도 심상치 않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식비·주거비·보험료 등 서비스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 '스티키 인플레이션'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5월 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같은 상황은 통화정책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는 금리 인하 기조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상대 부총재는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언급했으며, 금융통화위원들 사이에서도 긴축 필요성이 점차 부각되는 분위기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달 28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즉각적인 금리 인상보다는 '매파적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가와 환율, 금리 상승 압력이 동시에 확대되는 상황에서 정책 대응의 시기와 강도를 놓고 신중한 판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금리·물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3고' 국면은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키우는 동시에 자산시장 전반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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