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놓고 "장난이야"…초등생 학폭, 3년새 2.5배 급증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때려놓고 "장난이야"…초등생 학폭, 3년새 2.5배 급증

이데일리 2026-05-19 15:05:29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초등학교 2학년 A 양은 같은 학급 친구인 B 양으로부터 지속적인 신체폭력을 당했다. 친구 사이의 장난으로 여겼던 폭력의 강도는 점차 세졌다. 팔에 멍이 들 정도로 꼬집히고 다리에 걸려 넘어져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A 양은 부모에게 심각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호소했고, 부모는 곧장 학교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그러나 B 양은 “장난으로 그런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학교 측도 저학년 학생 사이에서 벌어진 일시적 다툼으로 치부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A 양은 심리상담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BTF푸른나무재단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사진=연합뉴스)


초등학생 사이 학교폭력(학폭)이 급증하고 있다. 점차 연령이 낮아지고 직접적인 신체폭력도 커지는 모양새다. 학폭 피해를 호소하는 초등생은 3년 만에 약 2.5배 증가했다. 반복적인 학폭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은 늘었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학생은 줄었다. 전문가들은 학교폭력 감수성을 제고할 수 있는 근본 예방교육의 확산과, 피해자·가해자별 치료와 상담이 가능한 센터 개설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기관 푸른나무재단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재단 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6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초중고교생 8476명, 올해 초 보호자 521명을 대상으로 각각 진행됐다.

푸른나무재단이 19일 발표한 '2026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폭을 경험한 초등생은 3년새 2.5배가 늘었고, 신체폭력 비율도 급격히 증가했다.(그래프=BTF푸른나무재단 제공)


조사 결과 전체 학생의 6.2%는 학교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초등학생 수는 2023년 4.9%에서 2025년 12.5%로 약 2.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학생(1.7%→3.4%)과 고등학생(1.2%→1.6%)의 비율 변화를 고려하면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초등학생의 학폭 피해를 유형별로 보면 △언어폭력 22.0% △신체 폭력 21.2% △사이버폭력 14.0% 순이었다. 신체폭력의 경우 초중고 전체 평균(평균 17.9%)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초등학생의 신체폭력 인지율이 55.3%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저연령 학생들이 폭력과 장난의 경계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한 채 갈등을 신체적 방식으로 표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 단체의 분석이다.

김미정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은 “저연령 학생들은 몸놀이·몸장난과 폭력의 경계를 충분히 구분하지 못한다”며 “(저연령 학생들이) 갈등을 신체적 방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고, 같이 놀 때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하루가 지난 뒤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해 신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교폭력 전체의 반복 피해와 반복 가해는 2023년 이후 각각 약 1.4배 증가해 지난해 각각 54.4%, 35.9%에 달했다. 그러나 피해 후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은 49.4%에 그쳤다. 학폭이 한 번의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재생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김 본부장은 “보복·낙인·비밀보장에 대한 불안으로 피해 학생들이 도움 요청을 주저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도움을 요청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경험이 쌓여 불신과 무력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 학생들은 회복을 위해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재단은 “학교폭력 감수성을 일깨울 수 있는 근본적 예방교육을 시행하고, 피해학생 전담지원센터 및 가해학생 교정·치료센터를 개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저연령 학생들의 갈등 해결 능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지금 저연령 학생들은 코로나19팬데믹 시기에 유아기를 보내며 갈등해결 역량을 충분히 학습하지 못했다”면서 “학교 내 교사의 훈육권을 보장해 교실에서 갈등해결 역량을 가르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BTF푸른나무재단 본부 앞에서 재단 관계자들이 ‘악순환에 빠진 학교폭력, 침묵과 분쟁의 고리를 끊어라’는 제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BTF푸른나무재단 제공)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