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없이 30억 현금 ‘턱’…국세청, 부동산 탈세 혐의 127명 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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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없이 30억 현금 ‘턱’…국세청, 부동산 탈세 혐의 127명 세무조사

경기일보 2026-05-19 14:58: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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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19일 정부세종2청사 국세청에서 부동산 탈세 혐의자의 자금 형성 과정 검증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이 19일 정부세종2청사 국세청에서 부동산 탈세 혐의자의 자금 형성 과정 검증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 제공

 

정부가 이른바 ‘부모 찬스’ 등을 활용해 자녀에게 편법적으로 부동산을 매입해준 탈세 혐의자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국세청은 대출규제 밖 현금부자, 시세차익을 노린 다주택자 등 부동산을 매매하면서 탈세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127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104명에 이은 2차 조사다.

 

이번 조사 대상은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투기성 거래, 부의 이전을 위한 편법 자금조달 등이다. 이들이 사들인 부동산 가액은 총 3천600억원인데 이 중 탈루 혐의 액수는 1천700억원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30대 A 씨는 서울 강남의 학군지에 위치한 30억원대 아파트를 대출 없이 현금으로 매입했다. 대기업에 재직하고 있지만 소득 수준만으로는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규모였다.

 

같은 시기 A 씨의 부친이 30억원대 해외주식을 매각한 사실도 확인됐으나, 해당 자금의 사용처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국세청은 A 씨가 부친으로부터 현금을 증여받아 고가 아파트를 산 것으로 보고 세무조사에 들어갔다.

 

30대 초반 사회초년생 B 씨 역시 강남권 신도시의 20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소액의 담보대출만 이용했다.

 

부족한 10억원가량은 ‘건물주’인 부친에게 빌린 것으로 처리하고 차용증을 작성했지만, 계약 내용은 일반적인 금전거래와는 거리가 멀었다. 차용증에는 부친 사망 시점을 상환 기한으로 정하고, 이자도 만기 시 일괄 지급하는 방식으로 기재된 것이다.

 

국세청은 상환 능력이 부족한 자녀가 허위 채무계약을 통해 거액의 자금을 편법 증여받은 것으로 보고 조사망에 올렸다.

 

국세청은 과도한 자금을 동원해 실거주 없이 시세차익을 노린 다주택자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미 주택을 두 채 소유한 C 씨는 일명 ‘한강뷰’ 아파트를 30억원대에 대출 없이 매입한 뒤 20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거뒀다.

 

국세청 분석 결과 C 씨는 중견기업 대표인 부모로부터 모자란 취득 자금은 물론 취득세와 수수료 등 부대비용까지 편법 지원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 같은 투기성 다주택 취득 사례를 집중 점검해 자금 출처뿐 아니라 세금 신고 내역, 자산 증가 과정, 가족 간 자금 이동 등 전반적인 자금 흐름을 조사할 방침이다.

 

농산물 도소매업자 D 씨는 가격 급등 지역인 서울 강북의 한 아파트를 20억원에 사들이면서 수억원대 예금을 자금 출처로 신고했다. 그러나 국세청 분석 결과 농산물 유통·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매출 일부를 누락한 자금으로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D 씨는 물론 소득 누락 혐의가 있는 관련 사업체들까지 단속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서울 강남3구와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용산·성동구를 중심으로 이뤄진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에 대해서도 전수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경기 광명·구리시와 서울 성북·강서구 등 비강남권에서 가격 급등에 편승한 투기·탈세 의심 사례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올해 경인권 아파트 거래량은 1년 전보다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규제가 강화되자 비교적 가까운 경기·인천으로 수요가 분산된 것이다.

 

특히 구리시 아파트는 올해 1천708건이 거래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 468건과 견줘 265%나 뛰었다.

 

국세청은 국토교통부로부터 자금조달계획서를 실시간으로 공유받아 탈루 혐의를 정밀 분석하는 중이다. 자금 출처 확인 과정에서 사업소득 누락이나 법인 자금 유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사실이 확인되면 부당 가산세 40%를 부과하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수사기관에 즉시 고발 조치할 계획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탈세는 반드시 적발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고히 정착될 때까지 부동산 거래 과정의 탈세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계획”이라며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거래 유형과 탈루 행태도 크게 달라지는 만큼 거래 동향과 탈세 정보 수집을 한층 강화하고, 탈세 위험이 높은 이상 거래는 적시에 포착해 초기 단계부터 적극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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