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우석이 ‘21세기 대군부인’ 역사 왜곡 논란 이후 첫 공식 석상에 섰다. 전날 자필 사과문으로 고개를 숙인 데 이어,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배우 변우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예능프로그램 ‘유재석 캠프’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유재석캠프’는 초보 캠프장 유재석과 예측 불가 직원 이광수, 변우석,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떠들어 재끼고, 놀아 재끼고, 까불어 재끼며 일상 탈출을 완성하는 단체 캠프 예능으로 오는 26일 공개된다 / 뉴스1
변우석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예능 ‘유재석 캠프’ 제작발표회에 참석했다. SBS 연예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그는 최근 불거진 ‘21세기 대군부인’ 논란과 관련해 “최근 이슈에 대한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에서 열린 공식 일정이었다. 변우석은 논란을 길게 해명하기보다, 주연 배우로서 책임을 의식한 듯 짧고 분명한 사과를 먼저 남겼다.
논란 후 첫 공식 석상, 변우석은 다시 고개 숙였다
배우 변우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예능프로그램 ‘유재석 캠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 논란에 관해 사과하고 있다 / 뉴스1
변우석의 이날 등장은 ‘21세기 대군부인’ 논란 이후 첫 공식 석상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전날 자신의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린 지 하루 만에 취재진 앞에 선 만큼, 관련 발언이 나올지 관심이 쏠렸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최근 이슈에 대한 부분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언은 짧았지만, 논란을 피하지 않고 현장에서 다시 사과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지난 16일 막을 내린 드라마다.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모든 것을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은 평민인 여자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남자의 운명 개척 신분 타파 로맨스를 그렸다.
흥행 성과만 보면 마무리는 나쁘지 않았다. 최종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전국 시청률 13.8%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동시간대 1위로 종영했다. 그러나 종영 직전 불거진 역사 왜곡 논란이 작품의 성과를 사실상 덮어버렸다.
즉위식 장면이 불러온 역사 왜곡 논란
배우 유수빈(왼쪽부터)과 공승연, 변우석, 아이유, 노상현, 이연이 지난달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MBC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극본 유지원/연출 박준화)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이 고작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 성희주(아이유 분)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이안대군(변우석 분)의 운명 개척 신분 타파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 뉴스1
논란의 중심에는 지난 15일 방송된 11화 속 이안대군의 왕 즉위식 장면이 있었다. 극 중 이안대군을 연기한 변우석이 자주국 황제가 쓰는 ‘십이면류관’이 아닌, 황제의 신하인 제후를 뜻하는 ‘구류면류관’을 쓰고 등장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하들이 황제국에서 쓰는 “만세” 대신 제후국 표현으로 알려진 “천세”를 외친 점도 문제가 됐다. 시청자들은 해당 장면이 단순한 의상 오류를 넘어 우리나라의 자주적 지위를 훼손하는 방식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공식 누리집을 통해 사과했다. 제작진은 “우리나라의 자주적 지위를 훼손한다는 시청자 여러분의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제작진이 조선의 예법이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발생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장면의 편집도 약속했다. 다만 사과 이후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글로벌 OTT를 통한 해외 유통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역사 고증 문제는 드라마 한 장면을 넘어 제작 시스템 전반의 책임론으로 번졌다.
아이유와 변우석, 주연 배우들도 직접 사과했다
아이유 사과문 / 아이유 인스타그램
주연 배우들도 사과에 나섰다. 아이유는 전날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21세기 대군부인에서 성희주 역할을 맡았던 아이유다. 지난 며칠간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남겨주신 말씀 하나하나를 꼼꼼히 읽어보았다”고 밝혔다.
아이유는 “작품의 주연배우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큰 실망을 끼친 것 같아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고 지금도 마음이 참 무겁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께서 지적해 주신 드라마 속 여러 역사 고증 문제들에 있어 더 깊이 고민하지 않고 연기에 임한 점 변명의 여지없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변우석도 같은 날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작품으로 인해 불편함과 우려를 느끼신 분들께 무거운 마음을 담아 글을 올린다”며 “작품이 촬영되고 연기하는 과정에서 제가 작품에 담긴 역사적 맥락과 의미가 무엇이고 그것이 시청자 여러분께 어떻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청자분들의 말씀을 통해 성찰과 반성을 하게 됐고 배우로서 연기뿐 아니라 작품이 가진 메시지와 맥락까지 더욱 책임감 있게 살펴보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게 됐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박준화 감독도 사과, 인터뷰 말미 눈물까지
'21세기 대군부인' 박준화 PD / 뉴스1
연출자인 박준화 감독도 취재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19일 JTBC 등 보도에 따르면 박 감독은 “힐링을 받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는데, 죄송스러운 상황을 만들어서 변명의 여지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작진 대표해서 가장 큰 책임을 가지고 있다.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 드린다. 개인적으로는 이 드라마를 여태 노력하며 만든 연기자들이 노력에 대한 보상보다는 어려움을 느끼게 한 것 같아서 죄송스럽고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고증 문제에 대해서는 조선 왕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설정에 맞춰 의상과 미술 자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실의 역사 인식과 다르게 비칠 수 있는 지점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박 감독은 대본 논란과 관련해 작가 역시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작가님께서 많이 힘들어하셨다. 본인 스스로가 모든 분들께 불편함을 드린 상황에 대해 후회스러워하고 힘들어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는 끝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첫 고정 예능 ‘유재석 캠프’, 기대도 당부했다
개그맨 유재석, 배우 이광수, 방송인 지예은, 배우 변우석, 정효민 PD, 이소민 PD, 황윤서 PD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예능프로그램 ‘유재석 캠프’ 제작발표회에 참석하고 있다. ‘유재석캠프’는 초보 캠프장 유재석과 예측 불가 직원 이광수, 변우석,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떠들어 재끼고, 놀아 재끼고, 까불어 재끼며 일상 탈출을 완성하는 단체 캠프 예능으로 오는 26일 공개된다 / 뉴스1
변우석은 논란에 대해 다시 사과하면서도, 이날 제작발표회의 본래 주제였던 ‘유재석 캠프’에 대한 기대도 당부했다. ‘유재석 캠프’는 초보 캠프장 유재석과 예측 불허한 직원 이광수, 변우석,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대규모 단체 캠프 예능이다.
‘효리네 민박’, ‘대환장 기안장’ 등을 연출한 정효민 PD 사단이 넷플릭스와 다시 의기투합한 민박 예능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변우석에게는 첫 고정 예능 도전이라는 의미도 크다.
변우석은 출연 이유에 대해 “(유)재석이 형과 예능을 하며 몇 번 만났는데 ‘내가 예능을 한다면 형이랑 하는 게 좋을 거 같다,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팬분들이 제 일상적인 모습을 많이 좋아해 주시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예능이 ‘유재석 캠프’라 생각했다. 그래서 무섭고 설레기도 했지만,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 변우석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넷플릭스 새 예능프로그램 ‘유재석 캠프’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재석캠프’는 초보 캠프장 유재석과 예측 불가 직원 이광수, 변우석, 지예은이 숙박객들과 떠들어 재끼고, 놀아 재끼고, 까불어 재끼며 일상 탈출을 완성하는 단체 캠프 예능으로 오는 26일 공개된다 / 뉴스1
그는 “전 인생에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란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는데, 유재석 캠프를 촬영할 때도 최선을 다했다. 그 모습을 좋게 봐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21세기 대군부인’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사 강사 겸 방송인 최태성은 지난 18일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 영향력을 언급하며 “그 격에 맞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19일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이 함께 보는 역사물 콘텐츠라면 정확한 고증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역사 왜곡 상황도 유심히 체크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놓친 것이 가장 뼈아프다, 중국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흥행 성과와 별개로 작품이 남긴 파장은 작지 않다. 변우석이 공식 석상에서 다시 사과의 뜻을 밝힌 가운데, 제작진과 플랫폼이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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